2014년 이후로 10여년간 독거노인 어르신 꾸준히 후원
노인복지관 직원이 경찰서 누리집에 칭찬글 올리면서 선행 알려져
'아들처럼 가족사진도'…남몰래 10년간 독거노인 후원해온 경찰
"우리 사회가 소외계층에게 더 열려있는 따뜻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대전의 한 경찰관이 10여년간 남몰래 선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 매월 독거노인을 후원하는 외사계 소속 문단비 경사에게 25일 표창장을 수여했다.

문 경사의 선행은 지난 13일 노인복지관의 한 직원이 경찰서 누리집에 모범 경찰 추천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글에 따르면 문 경사는 2014년부터 대전서구노인복지관과 인연을 맺은 이후로 매월 독거노인 세 명에게 후원금을 지원하고 명절마다 후원 물품을 보내주고 있다.

2014년에 경찰이 입직한 문 경사는 첫 부임지였던 둔산경찰서에서 근무하면서 관내에 있던 해당 복지관을 무작정 방문했다.

문 경사는 "다른 일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하다가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경찰이 됐다"며 "경찰로 일하면서 지역 사회 내에 독거노인이나 다문화가정과 같은 소외계층들을 많이 만나게 되면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들처럼 가족사진도'…남몰래 10년간 독거노인 후원해온 경찰
독거노인을 후원하고 싶어 했던 문 경사에게 복지관은 관내 2명의 독거노인을 연결해줬고 그렇게 문 경사와 독거노인의 인연은 시작됐다.

외사계에 근무하면서 다문화가정에 무료로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지원 업무를 진행했던 문 경사는 사진사 배려 덕분에 자신이 후원하던 어르신들과도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문 경사가 후원하는 노인의 집 한쪽에는 이때 당시 순경이던 문 경사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 여전히 걸려 있다.

가족이 없는 그들에게 문 경사는 아들 같은 존재다.

문 경사는 "복지관 직원분이 후원 물품을 전달해드리다가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을 발견해서 보내주셨을 때는 경찰관으로서 뿌듯하면서도 어르신이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에 나 또한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둔산경찰서에서 유성경찰서로 옮긴 이후에도 후원 독거노인을 1명 더 늘려 세 명에 대한 후원을 이어온 문 경사는 오히려 어르신들을 잘 챙겨드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리 큰일도 아니고 이런 일이 갑자기 알려져서 부끄럽기만 하다"고 손사래를 치는 문 경사는 더 따뜻한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따뜻한 온기가 퇴색한 사회 속에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향기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고아나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에 대한 제도와 인식이 더 열릴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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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처럼 가족사진도'…남몰래 10년간 독거노인 후원해온 경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