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5종 세계랭킹 1위’ 전웅태(28)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 첫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전웅태가 2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근대5종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 남자 선수들은 이날 단체전 금메달도 획득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둘째 날인 24일, 대한민국 선수단이 본격적인 메달 사냥에 나섰다. 강완진과 차예은이 태권도 품새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내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고, 근대5종에서는 ‘간판’ 전웅태가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석권하며 대한민국 선수단 첫 2관왕에 올랐다. 펜싱 여자 에페에서는 최인정과 송세라가 금·은메달을 휩쓸었다.이번 대회 ‘금맥’을 뚫은 것은 국기(國技) 태권도였다. 강완진과 차예은은 이날 중국 항저우의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녀 개인전 결승에서 대만의 마윈중, 일본의 니와 유이코를 각각 꺾고 아시아 정상에 섰다.품새는 가로·세로 각각 12m의 경기장에서 경연하는 종목으로, 7명의 심판 중 최고점과 최저점을 뺀 5명의 평균 점수로 성적을 낸다. 강완진은 이날 공인 품새 고려와 1분40초간의 자유 품새로 치른 결승전 1·2경기에서 각각 8.000점과 7.460점을 받아 마윈중(7.880점, 7.080점)을 누르고 대한민국의 ‘1호 금메달’을 따냈다. 뒤이어 열린 여자부 결승전에서 차예은은 공인 품새 고려·자유 품새에서 7.860점과 7.220점을 기록해 니와(7.620점, 6.700점)를 넉넉하게 제쳤다.전웅태는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이어 이지훈, 정진화와 단체전 1위도 합작해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근대5종은 한 선수가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 런(육상+사격)을 모두 치르는 종목이다. 전웅태는 1508점으로 대표팀 동료 이지훈(1492점)을 제치고 우승했다.최인정과 송세라가 메달 색깔을 두고 맞붙은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는 최인정이 송세라를 9-8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펜싱이 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 금·은메달을 독식한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김희정(금메달), 현희(은메달) 이후 21년 만이다. 최인정은 ‘2전 3기’ 끝에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풀이에 성공했다.한국 선수단의 전체 첫 메달은 근대5종 여자 개인전에서 나왔다. 김선우는 총 1386점을 따내 장밍위(중국·1406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단체전에서는 김선우와 김세희, 성승민이 3574점을 합작해 중국, 일본에 이어 동메달을 획득했다.유도 남자 66㎏급의 이하림은 결승에서 ‘천적’ 양융웨이(대만)에게 절반패해 은메달을 얻었다.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는 자유형 100m에서 48초04로 터치패드를 찍어 판잔러, 왕하오위(모두 중국)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우는 박태환에 이어 13년 만에 자유형 100m에서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됐다.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5-툴 플레이어는 야구에서 사용되는 표현으로 5가지 능력을 타고난 선수를 뜻한다. 이번 도쿄 올림픽 근대5종에서 영광스런 동메달을 획득한, 승마, 사격, 러닝, 수영, 펜싱에 능한 전웅태도 어찌 보면 5-툴 플레이어가 아닐까 싶다. 아직 골프에 도전하지 않은 그가 이제 6-툴 플레이어를 꿈꾼다. 그전에 캘러웨이 어패럴과 반갑게 조우했다.단정한 아이비리그 스타일의 니트·모크넥 이너 티셔츠·검은색 베이식 팬츠 모두 캘러웨이 어패럴.로고 포인트 캡·승리를 부를 듯한 다크 그린 니트·베이식 플리스 라인 팬츠 모두 캘러웨이 어패럴좀 늦었지만, 동메달 수상 축하한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매우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대한민국 근대5종 선수들과 연맹 협회분들 그리고 지도자 선생님들까지 모두 원했던 큰 그림이 완성된 것 같아 정말 좋다. 그리고 요즘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올림픽 이후 운동을 다시 시작했나?한번도 못했다. 올림픽 후, 매일 촬영과 인터뷰가 이어졌다. 스케줄을 조정해서 운동을 해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연예인분들도 만나고, 촬영도 하고, 더구나 이렇게 잡지 커버 촬영도 하고 마냥 신난다.골프를 치지 않는 것으로 안다. 골프 매거진에서 표지로 당신을 섭외한다고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골프 잡지에 등장한 남자들을 떠올려보면, 대부분 남성적이고 되게 훤칠했던 걸로 기억한다. 골프 잡지 표지를 내가 잘 찍을 수 있을까 고민스러웠다. 근데 솔직히 난 예전부터 이런 느낌으로 촬영해보고 싶었다. 귀여움은 배제하고, 약간 섹시한 멋짐을 연기해보고 싶었다. 와 캘러웨이 어패럴이 이런 특별한 기회를 주셔서 무척 영광으로 생각한다. 내 모습이 멋지게 찍혀 책에 담겼으면 좋겠다.우리가 섭외를 진행한 건, 전웅태 선수의 도전 정신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다. ‘CALL-A-WAY’를 읽어보면 알 거다. 캘러웨이이긴 한데, ‘콜-어-웨이(하나의 길을 만들어간다)’로도 읽힌다. 당신도 역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캘러웨이의 가치와 부합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잘 어울리지 않나?우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감사하다.차분하고 고급스런 컬러 조합의 니트·캐주얼 팬츠 모두 캘러웨이 어패럴.화이트 비니·왼쪽 소매에 트리플 트랙 패턴이 자리한 니트·캘러웨이의 쉐브론 로고가 선명한 팬츠·트리플 트랙 패턴을 등 부분에 아로새긴 강아지 옷 모두 캘러웨이 어패럴.근대5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수영 선수로서 운동할 때, 근대5종 선수를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게 그 당시 큰 고민 없이 바로 근대5종을 하겠다는 답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 내 결정을 부모님도 이상하게 여기셨고, 답을 했던 나조차도 왜 그랬는지 여전히 의아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근대5종이 더 비인기 종목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운명 같다. 근대5종을 하면서 힘든 일보다 재미있었던 일이 더 많았고, 5가지 종목들을 배우면서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나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꼈다.이번 올림픽을 통해 근대5종을 많이 알린 거 같다.많은 인터뷰에서 얘기했다. 선수들은 진짜 근대5종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했고, 그 노력이 결실을 얻게 됐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길을 묵묵히 걸어왔더니, 환한 빛이 갑자기 우리 앞을 비추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내가 딴 동메달이 대한민국 근대5종 최초 메달이자, 대한민국의 100번 째 동메달이라고 한다. 난 근대5종에서 한 획을 긋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근대5종을 해온 날보다 할 날이 더 많이 남았다. 아시안게임도 있고, 3년 뒤 파리 올림픽도 있다. 파리에서 금메달을 따면 진짜 한 획을 긋는 선수가 되겠지?돈이 많이 들어가는 스포츠일 것 같다.16개 시도 모두 근대5종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교가 있고, 지원도 잘해준다. 나도 근대5종을 시작하면서 집에 부담을 주지 않아도 됐다.모 포털 사이트에서 올림픽 전, 진행한 인터뷰를 봤다. 자신은 ‘될 놈’이라고 했다.메달을 딸 거라 예상했었다. 추세와 기세도 좋았고,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운동이 너무 힘들었다. 어디든 사람들 앞에서 내 포부를 확실하게 밝히지 않으면, 나 자신이 처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포털 사이트와 인터뷰를 할 때 ‘될 놈’이라 말했다. 일종의 내게 주는 당근과 채찍이 아니었을까.패디드 니트·모크넥 형태의 이너 티셔츠·멜란지 그레이 컬러의 플리스 라인 남성 카고 팬츠 모두 캘러웨이 어패럴.익스플로러 버킷 해트·트레이닝 남성 풀집업 후디·플리스 라인 카고 팬츠 모두 캘러웨이 어패럴.5종목의 운동을 한다. 다른 운동 취미를 갖고 싶지 않겠다.아니다. 집중할 수 있는 활동을 좋아한다. 근대5종은 종목이 많아서 고민이 5배다. 그래서 쉴 때는 근대5종 생각을 모두 지우려고 한다. 활동적인 걸 해야 지우기 쉽다.골프에 관심이 좀 있었나?사실 골프를 한 번도 쳐보지 않았다. 주변 지인들이 골프가 재미있다고 하더라. 막상 쳐보면 계속할 것 같다.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것도 좋아하고.오늘 캘러웨이 어패럴의 옷을 여러 벌 입어봤다. 느낌이 어땠나?옷들을 6벌 정도 입었다. 하나같이 핏이 정갈하고 착용감이 편안했다. 활동성이 굉장히 좋고, 골프장이 아닌 일상에서도 충분히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인 거 같다.마지막 질문이다. 당신의 향후 목표를 듣고 싶다. 아아, 3년 뒤 파리 올림픽이 있구나.그전에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근대5종의 종주국인 프랑스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 파리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거 같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대회를 한다고 하던데, 너무 멋있을 거 같다. 대회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아시안게임과 파리 올림픽 근대5종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겠다. 혹시 운동 쉬는 날 골프를 치겠다는 결심이 선다면, 연락 달라.그렇게 하겠다(웃음).글 성범수 | 사진 김린용허미정 기자 hmj07@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독자 여러분, 가족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한가위 보내세요.”2020 도쿄올림픽이 배출한 스포츠 스타인 근대5종 동메달리스트 전웅태 선수(26·사진)가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로 찾아와 독자들에게 한가위 인사를 전했다. 전웅태는 서양 선수의 전유물이었던 근대5종에서 대한민국뿐 아니라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치열했던 지난여름의 열기와 생기가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 올림픽이 끝난 지 한 달여, 전웅태는 “지금까지 인생 중 가장 행복한 한 달이었다”며 “매년 추석 땐 10월에 있을 전국체전 준비로 동료 선수 및 감독님과 훈련하며 지냈는데, 올해도 조용히 운동에 집중하며 연휴를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한국에서 근대5종은 비인기 종목이지만 지원 시스템과 환경이 정말 좋아요. 여러 대회에서 성적을 냈지만 올림픽 메달만 없었죠. 도쿄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아쉬움 없이 훈련했고, 좋은 결과를 냈는데 국민 여러분께서 그 이상으로 사랑해 주셔서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근대5종은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런(육상+사격)을 통해 최고의 전사(戰士)를 뽑는 종목이다. 한국이 올림픽 근대5종에 선수를 내보낸 것은 1964년 도쿄올림픽이 처음이다. 당시 최귀승은 출전 선수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전웅태의 이번 동메달은 한국이 57년 만에 근대5종에서 따낸 첫 올림픽 메달이자 한국의 100번째 올림픽 동메달이다.“이 메달은 저 혼자 딴 게 아닙니다. 비인기 종목인 근대5종을 지원해 주신 협회와 선생님들의 염원이 만들어 낸 메달이지요. 앞으로 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면 근대5종의 매력에 푹 빠지는 분이 많아질 거라고 믿어요.”지난해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람들이 근대5종을 모른다”며 고민을 털어놨던 전웅태. 이후 1년 만에 그는 근대5종의 매력을 온 국민의 가슴에 각인시켰다.“운동하면서 ‘전웅태 선수 덕에 근대5종을 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그러면서도 ‘그런 날이 올까’ 생각했죠. 그런데 올림픽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뀌었어요. 만나는 사람마다 제게 ‘경기를 정말 잘 봤다’ ‘수영 잘하더라’며 인사를 건네십니다. 올림픽 전과 후의 온도 차가 정말 크더라고요. 올림픽의 힘과 국민의 사랑을 듬뿍 느낀 한 달이었습니다.”올림픽이 끝나고 그는 한 달 동안 언론 인터뷰, 방송 출연 등으로 숨가쁘게 바쁜 시간을 보냈다. 탁월한 운동 실력에 수려한 외모, 뛰어난 언변과 유머 감각까지 갖춰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떠올랐다. 초등학교 시절 수영선수로 운동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훈련을 쉰 기간이기도 하다.“이렇게 오랫동안 운동을 쉬어본 적이 없지만, 제게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라 생각하고 하루하루 새로운 경험을 즐겼어요. 피곤하냐고요? 저뿐 아니라 근대5종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데 감사할 따름이지요. 저희 선수들이 원했던 영향력이 생긴 것 같아 정말 행복합니다.”한 달간의 세상 나들이를 끝낸 그는 이제 광주로 내려가 다시 한번 담금질을 시작한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은 긍정적인 마인드다. 그의 왼팔에는 기다란 흉터가 있다. “고등학교 때 승마를 시작했어요. 아직 익숙지 않을 때였는데 말에서 떨어졌고 마침 말이 제 팔을 밟아 ‘똑’ 부러졌어요.”트라우마로 남기 십상인 기억이다. 하지만 그는 말에게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소통하는 경험으로 활용했다. 그 뒤로는 말의 반응을 더 예민하게 관찰하게 됐다고 한다. 승마 기술이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굳이 나쁜 기억에 붙잡혀 우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운동하면서 벽에 부딪히는 듯한 막막함이 들기도 하지만, 그 순간 눈앞에 닥친 목표에만 집중하려고 해요.”전웅태는 다음달 열리는 전국체전에 이어 내년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올림픽까지 한 걸음 한 걸음 발전해 나아갈 계획이다. 내년 아시안게임부터는 근대5종에 단체전이 추가된다.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해 2관왕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2024년 올림픽은 근대5종 종주국인 프랑스에서 열립니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 자체가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여기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와, 정말 말도 안 되는 거죠! 큰 그림을 가지고 조금씩 밑그림부터 그려 나가겠습니다.”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