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홀딩스의 폴리실리콘을 사용한 중국 태양광 패널이 미국 수출 허가를 받았다. 중국 모듈업체까지 비(非)중국산 폴리실리콘 구하기에 나서면서 이 회사의 제품 판가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OCI홀딩스는 말레이시아공장을 ‘풀 가동’하고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론지가 생산한 태양광 모듈이 최근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수출 허가를 받았다. 이 모듈은 OCI홀딩스가 말레이시아에서 제조한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으로 만들어졌다. 미국 당국이 ‘신장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통해 중국산 소재를 제재하면서 한국 제품을 쓰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에 지난 22일 OCI홀딩스 주가는 전일 대비 5.50% 상승했다. 지난 7월엔 중국 퉁웨이의 폴리실리콘으로 만든 론지의 모듈이 미국 세관을 통과하지 못해 큰 파장이 일었다.

업계에서는 OCI홀딩스 제품이 소위 ‘미국 세관 인증’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모듈이더라도 OCI홀딩스 폴리실리콘을 사용하면 미국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을 공식화한 셈”이라며 “OCI홀딩스 제품 중에서도 일부 물량은 비중국산 가격을 적용받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판가가 확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의 기초 소재다. 태양광산업 생태계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 순으로 짜여 있다.

OCI홀딩스는 2021년 론지와 3년간 9000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을 맺으며 인연을 맺었다. 론지가 급성장하는 미국 수출길을 열려면 중국 폴리실리콘 비중을 줄여야 해 앞으로 장기 공급 계약이 또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폴리실리콘을 제조하는 비중국 기업은 OCI홀딩스(한국), 바커(독일), 햄록(미국) 등 세 곳뿐이다.

유럽연합(EU)이 2024년부터 ‘기업 공급망 실사법’을 발효하며 인권·환경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 중국산 제품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