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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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혼 관계를 이어온 동거남에게 재산분할을 받고 싶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20여년 전 제주도에서 한 남자를 만나 정착하게 됐다는 여성 A씨의 사례가 소개됐다.

A씨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가서 생활하던 중 혼자 식당을 운영하는 남성을 만났다고 한다. 남성은 A씨를 다정하게 챙겨줬고, 두 사람은 연인이 됐다고 한다. 남자친구가 된 남성은 중학생 딸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다고 했다. A씨는 남성의 딸에게 엄마가 돼주고 싶었고, 2001년부터 남자친구와 함께 생활하며 식당을 꾸려나갔다.

그런데 A씨는 얼마 못 가 남자친구에게 법적 아내가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알고 보니 남자친구가 전 아내와 이혼하지 않았던 것. 남자친구는 전 아내가 일방적으로 가출한 상태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후 2005년 남자친구는 전 아내와 협의 이혼했고, A씨는 이후에도 혼인신고 없이 남자친구와 20여년을 함께 살았다.

A씨는 남자친구의 딸이 결혼할 때 부모로서 상견례도 참석하고 혼주로 식장에도 앉아있었다고 한다. 남자친구 어머님이 아플 때는 병간호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A씨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긴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서운함을 느낀 A씨는 남자친구에게 관계를 정리하자고 했다고 한다.

A씨는 관계를 정리하며 그간 남자친구 식당에서 일하며 가족을 돌봤던 세월을 보상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우리가 법적 부부도 아니고, 함께 살기 시작하던 당시에는 법률상 배우자도 있었기 때문에 재산분할을 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고 한다.

사연을 들은 김규리 변호사는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사실혼 관계이므로 A씨의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남성이 한때 전 배우자와 법률상 부부였던 시기에 대해서는 재산분할을 받기 어려울 수 있지만, 혼인 관계를 정리한 시점부터의 대해서는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다는 것.

김 변호사는 "결국 상대방이 2005년쯤에는 법률상 혼인 관계를 모두 정리했다"며 "상대방이 협의 이혼을 한 다음 날부터는 중혼적 사실혼이 법률혼에 준하여 보호될 수 있는 통상적인 사실혼 관계로 돼 그 관계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