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 세계 금리가 과거와 같은 저금리 시대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계와 기업의 부실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선제적인 부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형교 기자입니다.

<기자>

역사상 가장 빨랐던 지난 2년간의 금리 인상.

올 초까지만 해도 “물가만 잡히면 금리도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습니다.

하지만 과거 같은 저금리로의 복귀가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탈세계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심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로 노동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구조적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른 모든 물가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인구구조 변화가 소비자물가상승률을 1%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란 게 자본연 분석입니다.

각국 중앙은행의 제1 목표가 물가안정인 만큼,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경우 금리를 낮추긴 쉽지 않을 거란 얘기입니다.

문제는 고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급속히 불어난 가계부채의 부실 위험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이자지출이 소득의 10% 이상인 가구 비율은 20%에 육박했는데, 2년 전(11.2%)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가계부채 확대로) 가계소비 둔화세가 심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둔화에 따른 하방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고…]

상황이 여의치 않은 건 가계뿐만이 아닙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율은 올해 40%를 넘었습니다.

오늘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맡은 아티프 미안 교수도 “한국이 2015년 이후 부채를 통해 수요를 늘리고 있지만 이 같은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부채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부도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에 대비해 부채를 줄이기 위한 조치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소영 /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 정부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응하여 신속히 시중은행의 장기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특례대출상품 공급이 서민 실수요층에 집중되도록 개선하는 등 가계대출 양적·질적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 대응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질 않고 있어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한국경제TV 서형교입니다.


서형교기자 seogyo@wowtv.co.kr
“탈세계화·저출산으로 고금리 장기화”…가계부채 ‘경고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