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8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경기 하남시 미사경정공원 '슈퍼팝' 콘서트 무대 구조물 붕괴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이 21일 진행됐다.
경기 하남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 20분께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험공단 등 관계자 20여 명과 함께 현장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이날 감식에서 경찰은 붕괴된 철골 구조물을 지탱하는 와이어가 설계에 맞게 제대로 설치됐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철골 구조물에는 다수의 와이어가 지면의 무게추(웨이트)와 연결돼 하중을 지탱하고 있었는데, 일부 와이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끊어지면서 붕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은 철제 기둥을 사다리 형태로 엮어 만든 무대 구조물이 설계에 맞게 제대로 시공됐는지도 함께 살폈다.
앞서 전날 사고 발생 당시 현장에서는 무대 전면부에 발판 구조물을 깔아 바닥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던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3∼4층 높이의 무대 구조물이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작업자들을 덮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일하던 근로자는 13여 명이었으며, 이 중 중상 2명, 경상 6명 등 총 8명이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중상자 중 한 명은 몽골 국적의 30대 남성으로, 전신 다발성 골절 등의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후유장애가 남을 수 있는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중상자는 30대 한국인 남성으로, 머리 상처와 골절 등의 피해를 입었다.
경상자 6명은 모두 한국인 20∼30대 남성이다.
이들은 다리 통증 및 찰과상 등 비교적 가벼운 상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증거와 작업자 진술 등을 토대로 시공 계획서와 다르게 설치된 정황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며 "위반 사항 발견 시 관련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사 주최 측인 볼륨유닛은 전날 공지문을 통해 오는 23일부터 예정된 콘서트를 취소한다고 알렸다.
주최 측은 "정상적인 공연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공연 취소 결정을 내렸다"며 "관객분들과 관계자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더 이상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재발 방지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