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 대전 신협 강도, 베트남 출국 30일 만에 송환
베트남으로 출국한 지 30일 만에 국내로 송환된 대전 신협 강도 사건 피의자가 21일 오전 대전서부경찰서에 도착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르면 이날 밤 구속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대전으로 압송된 신협 강도 피의자 A(47)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죄송합니다"라고 짤막하게 심경을 밝혔다.

파란색 셔츠에 마스크를 한 채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취재진 앞에 선 A씨는 범행 이유와 가족들한테 미안하지 않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범행 동기나 공모 여부, 베트남 출국 이유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달 18일 서구 관저동 한 신협에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들어가 직원을 흉기로 위협, 3천900만원을 빼앗은 뒤 미리 준비한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

"죄송하다" 대전 신협 강도, 베트남 출국 30일 만에 송환
훔친 오토바이와 택시 등 여러 이동 수단을 바꿔 가며 CCTV가 없는 길만 찾아 도주로를 확보하고, 옷을 여러 차례 갈아입고 장갑을 껴 지문을 남기지 않는 등 경찰 수사망을 교묘히 피해 왔다.

결국 범행 이틀 만에 베트남 다낭으로 출국했고, 이튿날 3천여 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CCTV 영상을 면밀히 분석해 신원을 파악한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베트남 현지 경찰과 공조로 탐문수사를 이어가던 중 지난 8일 현지 공개수배로 전환했고, A씨를 다낭 카지노에서 봤다는 한인 제보를 받고 잠복수사를 벌인 끝에 지난 10일 A씨를 다낭 모처의 호텔 안 카지노 안에서 긴급체포했다.

최근 수년간 해외 원정 도박을 다니며 도박 빚을 진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체포 당시에도 한화 200만원 상당의 카지노 칩을 갖고 있었으며 훔친 돈은 대부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