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자회사였던 한화디펜스에 이어 올해 4월 ㈜한화의 방산 부문을 합병했다. 이를 바탕으로 항공·우주·방산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선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항공기 엔진 생산까지 담당하며 국책사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는 누리호 발사를 비롯해 다양한 우주 관련 산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이 회사가 폴란드 정부와 맺은 K9 자주포, 다연장 유도무기 천무 수출 계약 규모는 8조원을 넘어섰다. 향후 2차 수출 계약도 맺을 전망이다. 폴란드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군비를 확장 중인 와중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무기를 대거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력 제품인 K9 자주포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9개국이 운용 중이다. 세계 자주포 시장 점유율 50% 이상인 ‘베스트셀러’ 방산 제품으로 통한다. 예정된 계약 물량이 수출되면 글로벌 자주포 점유율이 70%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외 현지 법인과 지사를 거점으로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23년 상반기에 추가 설립한 유럽법인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해 현지에서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동력으로 삼고 있다. 회사는 K9, 천무 2차 수출계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산 122㎜ 로켓탄을 천무 발사대에서 쏠 수 있도록 협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도 맺은 바 있다.

회사는 유럽 법인을 통해 K9과 천무 등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첨단 기술을 집약한 보병전투장갑차(IFV) 솔루션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밖에도 미국법인과 호주법인을 가동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지난 7월 IFV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선정했다. 미래형 궤도장갑차 레드백이 주인공이다. 레드백은 이 회사가 수출용으로 최초로 기획·개발한 무기체계다. 자주포와 장갑차 등 지상장비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으로 개발됐다. 처음부터 수출을 목표로 상대국이 요구하는 사양을 이른 시일 내 전략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출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이번 계약이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레드백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건설 중인 H-ACE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H-ACE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형 K9 자주포인 헌츠맨 AS9과 탄약운반차인 AS10을 생산할 계획이다. 2024년 완공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북한 무인기와 같은 불법 드론을 탐지·추적해 포획하는 ‘안티 드론’ 시스템 시연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드론 전용비행시험장과 육군보병학교 장성종합훈련장에서 소형 무인기를 잡아 무력화하는 ‘안티드론’ 시스템을 시험 완료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