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높아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결정과 관련해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정부와 한국은행은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빈틈없는 공조하에 긴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제롬 파월 의장은 연준 기준금리를 5.25∼5.50% 범위에서 동결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를 매파적으로 해석하며 주가는 하락하고 금리와 달러인덱스는 상승했다.



추 부총리는 "파월 의장은 '향후 추가 정책강화 정도는 경제·금융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겠다'면서도 연내 추가인상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며 "연준 위원들의 내년도 금리인하폭 전망도 1.0%포인트(p)에서 0.5%p로 축소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금리 장기화와 국제유가 상승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한층 더 높은 경계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시에는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적기 대응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4분기 고금리 예금의 만기도래에 따른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일일 유동성 점검 체계를 가동하고, 은행 유동성 규제를 유연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중 유동성도 적절히 관리하겠다며, 필요한 경우에는 회사채·기업어금(CP) 매입 프로그램 등 30조원 이상 남아있는 유동성 공급조치 여력을 적극 활용해 시장안정 조치를 적절히 시행하겠다고 부연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선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추 부총리는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환율도 주요국 대비 안정적인 모습"이라며 "주식·채권시장도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부 부문별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선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에는 신규자금·만기연장을 지원하고, 사업성이 없는 곳은 정리가 추진되는 등 연착륙이 질서 있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PF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크게 둔화하고 리스크가 점차 완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역시 "전체 대상 채무가 당초 100조원에서 76조원으로 감소하는 등 연착륙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만기연장은 2025년 9월까지 지원되고 상환유예는 2028년 9월까지 최대 5년간 분할상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9월 자영업자 대란설'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의 경우 "그간 금리인상 여파로 연체율이 다소 빠르게 상승했지만 최근 들어 신규연체가 감소하며 연체율 상승폭이 둔화하는 등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