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연설 통해 사실상 승리 선언…"나고르노-카라바흐 주민 통합 바라"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휴전 합의에 "작전성공…주권 되찾아"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자국과 아르메니아 자치세력이 무력 분쟁을 중단하고 휴전에 합의한 데 대해 "대테러 작전이 성공했고 우리는 주권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알리예프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아르메니아 측이 도발에는 합당한 대응이 따른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무장조직이 항복하지 않았다면 우리 군은 끝까지 작전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었다"면서 "나는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민간인들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하라고 군에 명확한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영토에 대한 주권을 되찾은 우리는 이제 통합을 원한다"면서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주민들을 통합하고 이 지역을 낙원으로 바꾸고 싶다"고 했다.

전날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대테러 작전'을 벌인다며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포격을 가했다.

같은 날 이 지역에서 아제르바이잔 군인과 민간인 2명이 지뢰 폭발로 사망한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대응했다는 게 명분이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국제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의 일부로 인정되지만, 아르메니아인들이 대거 거주하고 있다.

아르메니아의 지원을 받는 자치군이 활동하면서 무력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전날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이 지역 내 아르메니아 측 자치군 시설·장비를 정밀 타격했다고 주장했지만 민간인 피해가 속출했다는 증언이 뒤따랐다.

아르메니아 인권 옴부즈만인 아나히트 마나시안은 전날 "포격으로 32명이 사망했고 200명 이상 부상했다"며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해 민간이 7명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아제르바이잔과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아르메니아계 자치세력은 적대행위를 완전히 중단하자는 데 합의했다.

양측은 아르메니아계 자치군의 무장해제,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재통합 문제 등을 놓고 21일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이날 나고르노-카라바흐 무력충돌에 대해 사실상 승리를 선언한 알리예프 대통령은 1993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하이다르 알리예프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권위주의적 통치 체제를 구축한 부친의 뒤를 이어 2003년 10월 대통령직에 올랐다.

2008년 재선에 성공하자 3연임을 제한하는 헌법을 개정해 장기집권 토대를 갖추고 현재까지 재임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