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도 15차례 언급…'자유'는 지난해 21번 최다서 올해 8차례로 줄어
15분간 '대한민국' 20번 외친 尹…국제사회 기여 의지 천명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대한민국'이었다.

20차례나 대한민국의 이름이 언급됐다.

개발·기후·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 앞장서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유치해 국제 사회에 연대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역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 연대와 협력에 방점을 찍으며 '자유'만 21차례나 언급한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과 차이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책임 있게 기여하고자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국제사회 현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하는 이른바 '책임 외교' 차원이다.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도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기여를 다 하기 위해 엑스포를 개최하고자 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대한민국' 다음으로 '디지털'을 15차례 언급한 점도 눈에 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격차는 곧 경제 격차"라며 "대한민국이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고자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 연장선에서 "인공지능(AI)과 디지털의 오남용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의 확산"에 대한 강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엑스포'와 '세계'를 각 14번, '격차'를 13번, '평화'를 11번, '국제사회'를 8번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장 빈번하게 언급됐던 '자유'는 이번엔 8차례만 등장했다.

더 이상 자유와 법치, 인권 등 보편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아도 이미 청중들 사이에서 대한민국이 자유와 법치 등 기본적 가치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파란색 넥타이 차림으로 연단에 올라 15분 동안 연설했다.

지난해 11분보다 4분 늘었다.

부인 김건희 여사는 수행원 없이 유엔총회장 특별석에 앉아 연설을 들었다.

한국 대표부 자리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황준국 주유엔 대사 등이 앉았다.

윤 대통령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거래를 강력하게 규탄하는 대목에서 북한 대표부 자리는 비어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