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앞서는 미국 소형주 캐시카우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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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소형주 캐시카우 ETF S&P500 웃돌아
코스피 대형주 캐시카우는 기아 19.62%
19일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미국캐시카우100 ETF가 상장되었다. 캐시카우(Cash Cow)는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제시한 경영전략 매트릭스에서 도입된 용어로 현금 창출이 뛰어난 사업 부문을 말한다. 미국에는 PACER 브랜드로 캐시카우 시리즈 ETF 9개가 상장되어 있다. COWZ라는 티커의 PACER US CASH COWS 100 ETF가 가장 유명한데 순자산이 약 19조원에 이른다.
COWZ는 Russell1000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종목을 선정하는데 S&P500보다 범위가 넓어 상대적으로 중형주들도 포함된다. 그렇다고 해도 Russell1000지수 중간에 위치한 종목의 시가총액도 17.4조원이어서 유동성 위험은 없다.
종목선정 기준은 기업의 영업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을 차감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기업의 가치로 나눈 잉여현금흐름수익률(FCFY: Free Cash Flow Yield)이다. 비교지수인 Russell1000의 FCFY는 3.09%인데 Pacer US CASH COWS 100 (COWZ) ETF는 10.68%이다. 기업이 투자를 포함한 현금지출을 차감한 후 남은 현금흐름이 기업가치의 10.68%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잉여현금흐름이 많다는 것은 기업이 배당할 수 있는 재원이 많다는 의미이며, 새로운 투자 기회에 추가적인 유상증자 없이 바로 투자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또 우량주(퀄리티: Quality)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가치지표이다. 실제로 Russell100의 PER(주가/주당순이익)이 22.77배인데 FCFY 기준 상위 100종목으로 구성된 COWZ ETF는 7.14배로 저평가 우량주를 선택하게 된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미국 소형주에 투자하는 Pacer US Small Cap Cash Cows 100(CALF) ETF 연초 이후 수익률이 17.03% 가장 높다.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7)로 일컬어지는 NVIDIA를 포함한 빅테크 7종목이 S&P500(15.9%)을 견인한 사실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대표 ETF Pacer US Cash Cows 100(COWZ)은 10.22%로 S&P500보다는 낮지만, 우량 대형주 30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연초 이후 수익률 4.4%보다는 5.78% 높다.
국내에 상장된 TIGER미국캐시카우100 ETF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Russell1000이 아닌 미래에셋 글로벌지수 자회사에서 직접 만든 Mirae Asset U.S. 1000 Index(지수) 기반으로 영업현금흐름수익률(FCFY) 상위 100종목이 선정되었다. 또 Pacer ETF와는 다르게 25% 업종 제한이 있다. 기초지수를 분석해보면 주가 상승으로 에너지 업종이 27.5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소재 15.79%, 헬스케어 14.67%, 경기소비재 13.52%, IT 10.4% 순이다. 미국에는 U.S. Cash Flow Kings 100(FLOW)이라는 이름으로 자회사인 Global X를 통해 지난 7월 10일에 상장되었다.
한국 대형주를 대상으로 FCFY를 분석해 보면 기아 19.62%, 삼성물산 5.66%, 포스코인터내셔널 5.14% 순이다. FCFY가 음수인 종목을 제외하면 코스피 전체로는 5.6% 수준으로 배당수익률 2.0%, 기준금리 3.5%와 비교하여 투자 포인트를 삼을 수 있다. 다만, 중·소형주의 경우 이익의 변동성이 높아 지속가능성이 낮은 지표가 도출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 금융정보제공업체 FactSet의 연구에 의하면 1991년부터 2019년까지 약 30년간 잉여현금흐름수익률(FCFY) 기반의 포트폴리오가 배당, PER, PBR 등 다른 여러 가지 밸류에이션 지표 대비 우월한 성과를 보였다. 또 높은 에너지, 소재 업종의 비중은 최근 WTI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의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시장이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걱정될수록 기업의 본질인 현금흐름에 기반한 투자는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빅테크 쏠림에 대한 우려가 있는 투자자라면 캐시카우 ETF를 고려해 볼 만하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