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EU와의 북극협의체 탈퇴 선언…"핀란드, 의장국 안넘기려해"
러시아가 북극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다자협력 기구 '바렌츠 유로 북극위원회'(BEAC)에서 탈퇴를 선언했다고 블룸버그, 타스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서방 참가국들의 잘못으로 인해 작년 3월 이후 BEAC의 활동이 본질적으로 마비됐다"며 탈퇴 의사를 밝혔다.

특히 러시아는 오는 10월 순회의장국 자리를 넘겨받을 차례이지만, 현재 의장국인 핀란드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핀란드가 준비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북유럽 이웃들이 걷는 정치적 행보는 극지방 주민들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바렌츠 협력 구조가 붕괴한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의 파트너들에게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명의로 노르웨이에 있는 BEAC 사무국을 비롯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각 회원국에 탈퇴 통지서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러시아는 덴마크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EU 집행위원회를 향해서도 작년 전쟁 개전 이후 협력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비난했다"고 전했다.

BEAC는 냉전 기간 이어진 군사적 긴장이 북극 지역에서 재발하는 것을 막고 바랜츠해 인접 국가 간 협력을 촉진하자는 목적에서 1993년 설립됐으며, EU와 러시아가 주축이다.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러시아가 2년마다 돌아가며 의장국을 맡는다.

이는 1996년 창설돼 미국, 캐나다 등 회원국은 물론 영국·프랑스·독일 등까지 옵서버로 참여하는 북극이사회(AC)와는 다른 기구다.

북극해 남쪽에 위치한 바렌츠해는 스칸디나비아반도 및 러시아 북서부의 북쪽에 맞닿아 있으며 아이슬란드, 그린란드와도 가깝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