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11월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로드쇼’(투자자 설명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투자자의 관심이 몰리는 고성능 D램 ‘고대역폭메모리(HBM)3’에 대한 개발·공급 내용을 상세히 밝힐 예정이다.

삼성전자, 세계 '큰손'에 HBM3 로드쇼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1월 홍콩에서 연례 로드쇼 행사인 ‘인베스터즈 포럼’을 연다. 이 행사는 삼성전자 기업설명(IR)팀이 주관하는 행사로, 매년 가을께 해외에서 열렸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에서 개최됐다. 골드만삭스 JP모간 블랙록 피델리티 싱가포르투자청 등 쟁쟁한 기관이 참여한다. 이번 로드쇼에는 IR팀 관계자는 물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임원급 실무진도 대거 참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인베스터즈 포럼은 매년 투자자의 관심이 몰리는 주제를 다룬다. 2021년과 지난해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올해는 HBM3를 중심으로 로드쇼를 진행할 계획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은 뒤 1024개의 구멍(데이터 통로)을 뚫어 연결한 제품이다. D램을 많이 쌓은 만큼 데이터 저장 용량이 크고 제품 가격은 일반 D램보다 5배 이상 비싸다.

HBM은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가속기 등에 들어가는 제품으로 최근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 등에 HBM3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HBM3가 삼성전자 등의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핵심 재료로 급부상했다”며 “삼성전자 로드쇼에는 HBM3 관련 질문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준 삼성전자 D램개발실장(부사장)도 지난 11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에서 HBM3 수요가 내년에 두 배 이상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시장 규모는 올해 39억달러(약 5조1870억원)에서 2024년 89억달러(약 11조837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로드쇼가 7만원대에서 맴도는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 6만~7만원대 안팎에서 맴돌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