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의혹' 제기된 회사들…배당금 전체 내역은 국회 미제출
박용진 "임금 체불하며 배당소득 챙겼다면 가벼운 일 아냐"
이균용 처가 회사, 임금체불·산재 2건씩…가족은 2억 배당금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처가 가족회사에서 산업재해와 임금체불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자는 처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한 적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회사로부터 가족들이 배당금을 수령해온 만큼 도덕적 책임을 완전히 벗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15일 연합뉴스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처가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옥산과 남양산을 상대로 2013년과 2021년 한 차례씩 노동법 위반 진정이 접수됐다.

두 건 모두 근로자가 사망·퇴직 시 임금과 상여금, 퇴직금 등을 14일 이내 지급하도록 정한 근로기준법 36조 위반이 문제가 됐다.

다만 두 건 모두 도중에 진정을 제기한 사람이 진정을 취하해 행정 종결됐다.

통상 밀린 임금 등을 뒤늦게 지급하면 진정이 취하되고 사건이 종결된다.

처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도 두 건 있었다.

2014년에 대성자동차학원 근로자가 눈을 다쳤고 2017년에는 옥산 근로자가 허리뼈 골절을 당했다.

두 건 모두 산업재해가 인정됐다.

옥산과 남양산, 대성자동차학원의 대표이사는 이 후보자의 처남이다.

대성자동차학원은 2006년 옥산의 분할로 설립된 회사다.

이를 두고 사실상 하나의 회사를 운영하면서 절세 혹은 규제 회피를 위해 일부러 법인을 쪼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남양산의 경우 다른 두 회사와 재무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이 후보자와 배우자, 두 자녀는 옥산과 대성자동차학원의 주식 9억9천만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이 후보자 가족은 지난해까지 옥산에서 1인당 연 1천57만원, 3년간 총액 1억2천여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임금체불, 산업재해 등 후보자 처가 회사에 노동자 권익에 문제 되는 일들이 있었다"며 "그때도 여전히 후보자 일가가 수천만원에 이르는 배당소득을 챙겼다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도덕적 책임에 대해 이번 청문회에서 면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 가족이 밝히지 않은 배당금이 더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김회재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 가족은 옥산 주식에 따른 배당금으로 2018년∼2022년 총 2억1천만원(세후 1억7천766만원)을 배당받았다.

이 후보자는 2018년 이전의 배당 내역 전체를 제출하라는 국회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이 후보자는 배당소득이 논란이 되자 마치 2020∼2022년까지만 배당소득을 받은 것처럼 해명했는데 국민의 눈을 속이는 편법 해명"이라며 "2018년 이전에도 배당소득을 받은 바 있는지, 종합소득세에 배당소득을 신고하지 않는 방법으로 소득세 탈루를 한 바 없는지 명확히 검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이달 19∼20일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