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광 "대만 잃으면 한일 '무역 생명줄' 절단될 것"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이 미국·일본·필리핀과 함께 중국 군사 활동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대만의 예비역 고위장성이자 군사·안보전문가가 제안했다.

15일 대만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황수광(黃曙光) 전 대만 국방부 참모본부 참모총장(합참의장 격)은 전날 보도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해군력을 억제하기 위해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대만 前합참의장 "中 맞서 미일·필리핀과 군사정보 공유해야"
대만군 해군 사령(해군 참모총장 격) 등을 역임한 황 전 참모총장은 현재 대만 국가안전회의 자순위원(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군사·안보전문가이다.

황 전 참모총장은 "대만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심적인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만일 대만을 잃으면, 중국의 군사력은 태평양으로 뻗어나가 일본과 한국의 상업과 석유 수입·무역의 '생명줄'을 직접 절단하며, 궁극적으로 중국이 전체 남중국해에 자신의 의지를 완전하게 관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 북한, 중국이 일본과 한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우리(대만)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하늘과 바다에서 중국의 군사적 활동에 대해 각국이 수집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일본·미국·필리핀과 합동 보고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사실상 대만 주재 일본 대사관 격인 일본대만교류협회에 기존의 자위대 퇴역 장교 1명 이외에 방위성 소속 공무원 1명을 최근 추가로 파견했다.

방위성은 대만 주변에서 중국의 군사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정보수집을 강화하는 한편 대만군과 소통을 강화할 목적으로 방위성 소속 공무원을 추가로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2년 대만과 단교한 일본 정부는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현역 자위대 장교의 대만 파견을 피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대만에 F-16 전투기용 적외선 탐색·추적 장비(IRST)를 포함해 5억 달러(약 6천600억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하는 등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대만 간 군사정보 공유 확대 문제는 알려진 바 없다.

필리핀은 대만과의 군사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황 전 참모총장의 이번 발언은 중국 해안경비대가 필리핀 군용물자 보급선에 물대포를 쏜 사건 이후 나왔다.

중국 해안경비대는 지난달 5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에서 군용 물자를 보급하려던 필리핀 헤경선에 물대포를 쏴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독립 성향의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