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원자재 거래 더 쉽게…STX, 아마존같은 플랫폼 출시"
“원자재 시장 등에서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인 트롤리고를 오는 11월 론칭해 새 지평을 열겠습니다.”

박상준 STX 대표(사진)는 지난 8일 서울 수표동 본사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이 아마존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듯, 기업이 원하는 원자재를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글로벌 B2B 플랫폼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 아프리카에 있는 광물을 매입하고 싶을 때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구매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그는 “해외 기업의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STX 해외 지사를 통해 파악한 해외 기업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거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TX는 이런 거래 정보와 시세 데이터를 쌓아 일종의 ‘벤치마크 가격’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트롤리고 프로젝트는 박 대표가 2018년 취임 초기부터 준비한 사업이다. 그는 “(다른 상사처럼)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태계를 만드는 사업 모델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STX는 니켈 흑연 등 배터리 원자재 투자를 늘리며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 니켈 합작공장을 지어 니켈 원광 채굴 및 제련에 나설 계획이다.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흑연 광산에서도 내년 상반기 흑연 생산 및 판매에 나선다. 탈(脫)중국이 가장 어려운 리튬 관련 투자도 검토 중이다. 자원 트레이딩 매출 비중을 전체의 30~40%에서 40~50%로 늘릴 계획이다.

STX는 배터리 원자재 트레이딩에 집중하기 위해 해운·물류 분야를 맡는 STX그린로지스를 인적분할했다. 조만간 주식 거래가 재개된다. 박 대표는 “아직도 STX를 ‘망한 조선사’로 여기곤 한다”며 “모호하던 기업 정체성을 ‘선택과 집중’으로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종합상사 쌍용(현 GS글로벌)에 입사해 석유 트레이딩, 해상 광구 개발 등 에너지산업에서 이력을 쌓았다. 2016년 AFC코리아 부회장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STX 대표로 취임해 지난달 5주년을 맞았다.

글=김형규/김재후 사진=이솔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