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9월 28일~10월 3일)를 20일 앞두고 명절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한 샤인머스캣 등 이색 과일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차례상에 올라가는 사과와 배는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비싸졌지만 샤인머스캣은 재배농가 증가로 가격이 하락한 게 영향을 줬다.

○성수품 중 채소류 가격 안정

추석 D-20…사과·배값 뛰자 샤인머스캣 떴다
8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20대 추석 성수품 중 농산물에 해당하는 배추 무 사과 배 양파 마늘의 가격은 1년 전보다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국내산 배추는 도매시장에서 ㎏당 739원으로 전년 대비 57.2% 싸게 거래됐다.

무 또한 60.7% 떨어진 ㎏당 487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마늘(-27.1%) 양파(-12.9%) 감자(0.2%) 등도 작년에 비해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배추와 무는 날씨가 신선해지면서 주산지인 강원지역 고랭지 작황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 한 식자재 유통업체 채소담당 바이어는 “6~7월에 수확한 햇양파, 7~8월에 거둬들인 햇마늘 등도 저장 물량이 나와 지금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태”라며 “명절이 다가올수록 농산물 수요는 늘어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차례상에 사과 배 올리면 겁나”

과일류인 사과와 배는 사정이 다르다. 사과는 도매시장에서 작년 대비 44.8%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평년보다 봄철 밤 기온이 낮아 꽃이 제대로 피지 못했고, 여름에는 탄저병이 돌았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차례상에 주로 올리는 홍로 상(上)품은 소매시장에서 개당 2904원에 팔린다. 신고 배는 상품이 개당 2768원 수준이다. 차례상에 배 3개와 사과 3개를 올리면 2만원가량 드는 셈이다.

과일 가격 부담이 커지자 대형마트에서는 샤인머스캣 멜론 애플망고 등이 포함된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샤인머스캣 재배농가가 늘어나 시세가 하락한 영향이다.

가락시장에서 샤인머스캣의 9월 평균 가격은 2020년 2만7127원(2㎏)에서 올해(9월 1~4일 평균) 1만9492원으로 하락했다. 전날 기준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한 달 전보다 27.5% 급락했다.

한 대형마트에서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샤인머스캣을 포함한 혼합세트 매출은 65% 증가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