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해외로"...서비스수지 적자 작년의 36배
7월 경상수지가 석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데 따른 '불황형 흑자'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해외여행이 급증하며 여행수지 적자가 더 커져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1년 전과 비교해 36배나 커졌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분의 1 토막이 나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경상수지는 35억8천만달러(약 4조7,811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4월(-7억9천만달러) 적자 이후 5월(+19억3천만달러), 6월(+58억7천만달러)에 이어 3개월째 흑자 기조가 유지됐다.

다만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60억1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65억7천만달러)과 비교해 약 77%나 급감해 23% 수준에 불과했다.

7월 경상수지 중 상품수지(42억8천만달러)는 4월 이후 4개월 연속 흑자였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불황형'이었다.

수출(504억3천만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8%(87억9천만달러) 줄며 11개월 연속 마이너스였다.

특히 석유제품(통관 기준 -41.8%), 반도체(-33.8%), 화학공업 제품(-16.4%), 철강 제품(-12.6%)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중국(-25.1%), 동남아(-20.9%), EU(-8.4%), 미국(-8.1%), 일본(-6.0%)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수입(461억5천만달러)도 22.7%(135억9천만달러) 줄었는데, 감소액이나 감소율이 모두 수출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이 지난해 같은 달 35.7% 급감했다.

반도체(-22.6%)와 반도체 제조장비(-13.7%), 수송장비(-13.3%) 등 자본재 수입도 12.5% 줄었고, 곡물(-20.3%)과 승용차(-19.2%) 등 소비재 수입 역시 12.1% 축소됐다.

7월 서비스수지도 25억3천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6월(-26억1천만달러)보다는 적자가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7천만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약 36배로 커졌다.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본격적으로 해외여행이 급증하며 여행수지(-14억3천만달러) 적자 폭은 1년 전(-8억4천만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운송수지 흑자(9천만달러)도 지난해 같은 달(14억7천만달러)보다 13억달러 이상 급감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29억2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6월(48억5천만달러)과 비교하면 19억3천만달러 줄었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7월 중 37억2천만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4억2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6억5천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각 69억달러, 26억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증가액(69억달러)은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