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 타당성 심의 결론을 또다시 미뤘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는 엊그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15분까지 변협 징계를 받은 123명의 변호사 중 자발로 출석한 11명과 로톡·변협 측 관계자의 의견 등을 들은 뒤 “가까운 시일 내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만 하곤 최종 판단 없이 끝냈다.

국내 대표적 리걸테크 스타트업인 로톡은 법률 정보가 필요한 소비자와 변호사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변협은 로톡 서비스를 ‘불법 변호사 광고’라며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로톡 가입 변호사 123명에게 최대 과태료 1500만원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해당 변호사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법무부에 이의를 신청했다. 법무부는 이의 신청 접수 후 6개월 내에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지난 7월에서야 첫 심의를 열었고, 이번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법무부가 거대 압력단체인 변협의 눈치를 보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로톡 징계에 대한 법무부의 견해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로톡의 변호사법 위반 문제는 불기소로 이미 끝난 얘기”라고 했다. 주무 부처 장관이 로톡 서비스가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 합법 서비스라고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앞서 변협은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를 변호사법 위반 협의로 세 차례 검찰 고발했으나,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났다. 변호사의 로톡 가입을 금지하는 변협 규정은 헌법재판소에서 일부 위헌 판정이 났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변협에 불공정 행위 시정명령과 함께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상태다.

로톡은 변협의 고사 압박에 한때 4000명이던 회원 변호사가 현재 2200명으로 줄었으며, 사업 규모도 축소됐다. 법무부는 로톡 징계 사안에 대해 충분한 심의가 이뤄진 만큼 빨리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 혁신은 속도가 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