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경영 한다고 주가 왜 오르는데? 현대百 놀라운 반전 [안재광의 대기만성'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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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과 그린푸드 2개 지주사 체제 꾀했지만
백화점은 실패하고 그린푸드만 성공
그린푸드 위주의 단일지주, 형제 공동경영으로
형제의난 흔한 한국 기업사에 이정표
백화점은 실패하고 그린푸드만 성공
그린푸드 위주의 단일지주, 형제 공동경영으로
형제의난 흔한 한국 기업사에 이정표
2023년 7월 6일. 현대백화점의 공시 한 건이 주목을 받습니다.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백화점, 그리고 현대그린푸드를 자회사로 갖기 위해 주식을 공개적으로 매수 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게 공개 매수의 목적입니다. 대주주인 정지선 회장, 그리고 그 동생인 정교선 부회장 형제가 그룹의 정점에 있는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을 대량으로 취득해서 '형제 경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섭니다.
그동안 한국 대기업들이 형제 경영을 한 사례는 '의외로' 굉장히 드문데요. 현대백화점 그룹은 왜 굳이 형제 경영을 하려는 것인지, 그리고 이것이 각 계열사 사업과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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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경영권 분쟁을 기억 하실겁니다. 롯데 창업주 신격호 회장의 두 아들인 신동주 회장, 그리고 그 동생 신동빈 회장 간 다툼이 생겼는데요. 몇 년 간 싸운 끝에 결국에는 '위너 테익스 올', 승자인 신동빈 회장이 그룹을 통째로 가져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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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 납니다. 현대백화점의 쪼개기 작업은 무산되고, 현대그린푸드는 성공한 것이었어요. 현대백화점의 인적 분할을 위한 주주총회가 올 2월에 있었는데요. 당시에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대에 부닥쳐서 무산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알짜 회사인 한무쇼핑 때문이었어요. 한무쇼핑을 지주사 쪽으로 넣어서 정지선 회장에 유리하게 분할 구조를 짰다는 게 소액주주들 주장이었습니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목동점, 킨텍스점, 충청점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걸 지주사 쪽에 둬서 대주주가 꿀꺽 하려 든다는 게 소액주주들 생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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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이렇게 사업을 확장한 게 실은 정교선 부회장 몫을 떼어주기 위한 작업 아니냐, 이런 의심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현대백화점 그룹이 최근 10년 간 M&A 한 기업들을 보면, 충분히 그럴 개연성이 있습니다. 건설 장비 기업 에버다임, 건축 자재 기업 한화L&C, 기업 복지 플랫폼 이지웰, 침대 회사 지누스 같은 유통과 관련성이 크지 않아 보이는 회사를 계속 샀거든요. 계열 분리 뒤에 형제 간 사업이 겹치면 안 되니까 이런 식으로 비 유통 사업만 사들인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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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계열 분리를 더 이상 안 한겠다는 발표가 나왔으니까, 아, 그럼 회사가 앞으로 허튼 데 돈 안 쓰겠구나. 지금 하는 사업들 튼튼하게 잘 키우겠구나. 이런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이게 주가에도 일부 반영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백화점 사업만 놓고 보면 경쟁력이 있죠. 서울 여의도 '더현대'는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1년에 문을 열었는데, 지난해에 1조원 가까운 매출을 냈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단숨에 전국 상위권 백화점이 됐어요. 전체 공간의 절반만 매장으로 쓰고, 나머지 절반을 실내 공원이나 맛집 같은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파격적인 디자인을 해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조만간 루이비통 같은 명품 브랜드가 추가로 들어온다고 하니까 매출은 더 빠르게 늘 겁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의 성공을 발판 삼아 앞으로 다른 백화점들도 더현대 처럼 바꿔 나간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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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보다 주주들을 챙길 여지도 높아졌어요. 지분 정리는 아직은 진행형이지만, 가는 방향은 명확합니다.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지주사 지분을 많이 갖고, 나머지 계열사들 지분을 계속 정리를 할 겁니다. 그럼 사업하는 자회사들이 번 돈을 지주사로 보내야 하는데요. 그래야 정지선 회장, 정교선 부회장에 유리하니까요. 배당을 늘리는 게 가장 상식적이고, 현실적입니다.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같은 돈 잘 버는 자회사들의 배당 성향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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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1971년 현대그룹에서 갈라져 나와, 현대그룹 직원들이 쓰는 유니폼이나 장갑, 신발 같은 것 납품하는 정말 작은 회사로 시작했죠. 현대그룹 안에서도 밑바닥 취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국내 재계 순위 21위 그룹으로, 현대차와 HD현대 이 두 그룹 빼곤 현대 방계 기업 중에 가장 큰 회사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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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단일 지주사 체제 전환이 현대백화점의 새로운 도약, 첫 걸음이길 기원합니다. 재계 순위에 걸맞는 시장 평가도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현대백화점, 형제 경영 체제를 평화롭게 이어갈 지 눈여겨 보겠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