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이 다른 대륙의 '동네 축구'...EPL과 손잡아
중국의 한 '마을 축구 대항전'이 지역 명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시청자 5천만명을 끌어 모으더니,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EPL)와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연인 즉 이렇다.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룽장현은 1990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축구협회를 만들었을 만큼 축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유독 높은 지역이었다.

이들은 원래 강변의 풀밭에서 축구를 해왔는데, 몇 년 뒤 홍수로 이 곳이 유실되자 직접 간이 축구장을 만들어 경기를 열기 시작했다. 전용 축구장이 생기면서 대회의 규모는 차츰 커졌고,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룽장현 축구 리그는 온라인 중계되며 전국적 유명세를 탔다.

덕분에 룽장현은 2021년 '축구 대표 현'으로 선정됐고, 중국 네티즌들이 EPL의 중국식 표현 '잉차오'(英超)에 빗대 붙인 '춘차오'는 룽장현 리그를 지칭하는 별명이 됐다.

올해 춘차오는 5월 13일부터 7월 29일까지 열려 20개 마을팀이 총 98경기를 치렀다. 경기장을 찾은 연인원만 100만명 이상이며 온라인으로 경기를 시청한 사람은 5천만명이 넘었다.

기세를 몰아 춘차오는 EPL와 손을 잡기에 이르렀다. 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춘차오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서비스 무역 교역회'(CIFTIS)에서 EPL과 훈련 실시 계획 등을 포함한 MOU에 함께 서명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양측은 구체적인 협력 방향을 조율 중이며, EPL의 자원과 경험을 중국 지역 스포츠 발전을 지원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 목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국가대표를 지낸 마이클 오언은 경기 중 소개된 영상에서 "춘차오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하는 등 춘차오가 해외 축구 관계자들의 관심도 끌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