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에 설치돼 있는 홍범도 흉상. / 사진=연합뉴스
육사에 설치돼 있는 홍범도 흉상. / 사진=연합뉴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중국 관영 언론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을 거론하며 비판한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이 중국의 내정 간섭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받아쳤다.

앞서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달 30일 “진정 항일 독립투사를 홀대하는 나라가 대체 어디냐”라면서 “한국은 육군사관학교 내 항일 장군 홍범도의 흉상은 이전하면서 일본 제국주의 시기 만주군 출신 친일 백선엽 장군으로 대체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박 장관은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중국 언론들이 홍범도는 어떻게 대우하고 백선엽은 어떻게 대우해야 한다며 훈수를 두고 있지만 이를 사양한다”며 “타국에 대한 도 넘는 참견, 외교 관계상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에 유의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은 중국 언론이 그토록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독립지사에 대한 예우는 대한민국 국가보훈부에서 차질 없이 잘하고 있다”며 “홍범도 장군 흉상이 더 많은 국민이 찾는 독립기념관으로 오게 되면 제가 책임지고 그 격에 맞게 더 영예롭게 빛날 수 있도록 모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중국에서 대한민국 독립지사 안중근 전시실과 윤동주 생가를 수리 핑계 대며 폐쇄하고 중국인으로 만들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중국 언론들이 나서 독립지사 방치를 논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국 외교 당국이 서방 등 타국에 대해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하며 자주 사용하는 ‘부용치훼(不容置喙)’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상대방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박 장관은 “대한민국 보훈 업무에 대한 중국의 훈수를 사양하며 ‘부용치훼’라는 표현을 돌려드린다”고 힘줘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