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형 휴양지 조성 실패…대통령 테마공원·불교문화촌도 무산 2019년 가을꽃축제로 활력…지자체·주민 힘 모아 지방정원 도전
[※ 편집자 주 = 낯섦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의 발걸음은 길을 만들고, 그 길은 다시 사람을 모아 마을을 만듭니다.
강원도의 산과 강, 바다와 호수를 따라 굽이치는 길 끝에는 반짝이는 주민들의 삶이 모여 있습니다.
북적이던 발걸음은 지역소멸이라는 화두와 함께 잦아들고 있지만, 마을은 그 생생함을 되찾고자 새로운 사연들을 만들어갑니다.
길과 마을에 깃든 27개의 이야기를 연합뉴스가 1년 동안 격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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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만7천㎡(13만2천424평) 터에 호텔, 콘도, 음식점, 특산품 판매점, 운동시설, 오락시설까지. 내설악을 품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단지 보고 지나가는 관광지구가 아닌 머물면서 즐기는 문화휴식 공간 조성을 꿈꿨던 1998년 관광지구 계획은 일장춘몽으로 끝났다.
하지만 관광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한바탕 봄 꿈처럼 덧없이 빈터로 방치돼있던 공간에는 이제 가을이면 형형색색의 국화와 야생화들로 넘실거린다.
꽃길에서 희망을 본 지자체와 주민들은 이제 '가을 한철 꽃밭'이 아닌 '사시사철 꽃밭'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바로 인제군 '용대 관광지'가 지난 25년의 아픈 기억을 뒤로하고 지방정원으로 도약을 꾀한다.
◇ 이름뿐인 '관광지' 간판…인제군의 25년 아픈 손가락 처음 계획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백담사와 십이선녀탕, 국내 최대 규모의 황태덕장 등 연계할 관광지도 충분했다.
동해안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관광객들을 붙잡을 수만 있다면 지역경제도 활기를 띨 게 분명했다.
인제군은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설악산 관문에 용대 관광지를 조성해 기존 관광지와는 차별화된 문화관광 단지로 발전시키고자 1998년부터 관광지 조성에 매달렸다.
당시 한국토지공사(현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숙박시설, 상가시설, 종합 오락시설 용지를 분양했다.
2002년 9월 십이선녀탕 입구 일대에 관광지 기반 공사를 마치고 2003년 7월 분양을 마쳤다.
그러나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건물 단 한 채도 올라가지 않았다.
인제군은 분양 당시 '계약자들은 계약일로부터 2년 안에 시설물을 건축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으나 경관계획 용역이 늦어지는 등 분양 후 2년 넘게 건물 신축이 지연되면서 조건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
게다가 경기 불황 장기화로 인해 계약자들이 호텔과 콘도 등의 신축을 미루면서 관광지 터에는 잡초들만 무성했다.
수년간 빈터로 방치되자 다른 사업으로 선회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첫 시도는 2004년 '인제와 인연이 있는 대통령 테마공원' 조성 추진이었다.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 등 정치색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인제와의 인연을 매개로 특화된 관광상품을 만들어 학생과 가족 단위 관광객의 체험형 관광지로 가꾸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5년 12월에는 '인제군 대통령 테마공원 건립 추진위원회 구성 및 운영조례'를 만들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인터뷰와 영상물을 촬영한 것을 비롯해 주민 등으로부터 사진 등의 각종 자료를 기증받으며 가시화하는듯했다.
하지만 국비와 도비 등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발목이 잡혀 2008년 결국 백지화됐다.
두 번째로 2009년 추진했던 네팔 불교문화촌 조성 역시 투자 협약식까지 가졌으나 사업 타당성 미확보 등에 가로막혀 결국 결실을 보지 못했다.
전흥수(68) 용대1리 이장은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다.
사업들이 줄줄이 다 물 건너가니 언제부턴가 누가 와서 뭘 하겠다고 해도 마을 사람들이 듣지를 않았다.
더는 흐지부지 없어지는 게 아니고 되든 안 되든 뭐든 간에 시작이라도 제대로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꽃길로 거듭난 관광지…사시사철 꽃향기 가득한 지방정원 도전 용대 관광지에 가을꽃이 핀 건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9년이다.
그사이 2017년 6월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44번 국도를 이용하는 차량이 급감, 국도변을 따라 늘어선 식당과 주유소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변화가 절실했다.
인제군은 '내설악을 품은 인제가을꽃축제'라는 간판을 내걸고 2019년 10월 관광지를 꽃향기로 물들였다.
한때 호텔과 콘도를 세우려 했던 13만2천㎡ 자리에는 형형색색의 국화 2만주와 야생화 30만주가 어우러진 꽃길이 됐다.
꽃 심기에 관심이 많은 용대 1·2리 주민들과의 합작품이었다.
설문조사 결과 방문객 81%가 '순수 축제 참여를 위해 축제장을 찾았다'고 답했고, 방문객 1인당 평균 4만2천639원을 썼으며, 69%가 인제에서 숙박한 것으로 나타나 체류형 관광 개발에 청신호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움츠렸던 축제는 2022년 '인제에서 꽃길만 걷자'를 주제로 다시금 열렸고, 15만명이 넘게 찾으며 60억원의 경제 유발 효과를 거뒀다.
축제장을 무료로 개방해 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았고, 축제를 통한 수익은 인근 상인은 물론 주민에게도 돌아갔다.
꽃밭 꾸미기에 들어간 국화 2만1천 주 가운데 3분의 1인 7천 주를 지역 농가에서 조달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20여년 만에 용대 관광지는 방문객에는 휴식을, 지역주민에게는 소득 창출을 선물하는 효자가 됐다.
'꽃밭의 경제학'을 실감한 인제군은 가을 한철 축제에서 나아가 사시사철 꽃이 피고 지는 지방정원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군은 지난해 말 지방정원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강원특별자치도의 지방정원 공모사업을 신청했다.
군은 공모사업을 통해 도비를 따내고, 특수상황지역 개발 사업 예산으로 국비를 확보해 군비까지 총 195억원을 들여 지방정원을 만들 계획이다.
가을꽃 축제장을 중심으로 정원을 만들고, 꽃이 지는 겨울철에 활용할 수 있는 온실 조성에 더해 각종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 진행이 가능한 정원지원센터까지 지을 계획을 세웠다.
용대 1·2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 결과 꽃 심기에 진심인 주민들의 호응도 좋았다.
집마다 마당은 물론 농사를 짓지 않는 땅에도 모두 꽃을 심어 그야말로 꽃동네가 될 마을, 마을과 차량으로 불과 3분 거리에 2027년 들어서는 백담역까지 하나의 권역으로 묶는다면 관광 콘텐츠는 더 풍부해진다.
인제군 관계자는 "지금은 매년 가을꽃 축제장을 갈아엎고 새로 조성한다.
그 비용만 7억∼10억원"이라며 "하지만 지방정원을 조성하면 지금처럼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축제가 가능하다.
마을주민들이 자기만의 정원을 가꿀 수 있도록 조례를 만들고 교육도 해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에 서울시 최초로 경로당 내 스크린 파크골프장이 조성됐다.강남구는 서울시 최초로 경로당 내 스크린 파크골프장을 조성한 '매봉시니어센터 부설 파크골프 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가 시범 운영을 마치고 4일부터 정식 운영에 나선다고 밝혔다.구는 오전에 전문 강사를 초빙한 '파크골프교실' 강좌를 개설하고, 오후에는 3인 이상으로 팀을 꾸려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예약제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파크골프교실'은 파크골프가 처음인 어르신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개인의 파크골프 경험 여부에 따라 입문반 2강좌, 기초반 1강좌가 개설된다.강좌 수강 신청 및 오후 자율 이용 예약은 모두 매봉시니어센터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가능하다.30년 넘게 회원제로 운영하던 노후 경로당을 새롭게 정비해 60세 이상 강남구민이면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아카데미는 지난해 12월 개관한 이래 시범운영 기간에만 600여 명의 어르신이 다녀갔다.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타 기관의 벤치마킹 열기도 뜨겁다. 서울시, 성남시 등 8개 기관이 경로당을 방문했고, 서울시에서는 각 자치구에 스크린 파크골프장 설치를 위한 특별조정교부금을 교부하기도 했다.강남구 또한 올해 안에 관내 경로당 2곳에 파크골프 시설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특히, 구민을 위해 전문 강습프로그램과 자율 이용 시간 모두 무료로 운영해 타 자치구와의 차별성을 꾀할 계획이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전라남도 공무원 133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송치됐다.4일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대는 배임과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전남도청 소속 공무원 13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인당 200만원 이상의 사무관리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이들이 사무관리비로 구입한 목록에는 명품 넥타이와 고가의 카드지갑, 로봇청소기, 스마트워치 등이 포함됐다.송치된 133명 중 4급 공무원도 있지만, 대부분 6~7급 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이들이 배임·횡령한 금액이 3억원이 넘는 규모인 것으로 파악했다.배임 금액이 3억100만원, 횡령금은 5800만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경찰은 시민단체로부터 '전남도 공무원들이 사무관리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받아 2023년부터 수사를 시작했다. 혐의 파악을 위해 전남도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경찰은 1년 넘는 수사 끝에 지난주 송치를 끝으로 관련자 신병 처리를 마쳤다.한편, 74개 부서를 대상으로 자체 감사를 벌인 전남도는 공직자 50여명이 사무관리비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결론 냈다.현재 관련자 4명에게 중징계, 또 다른 4명에게 경징계 처분을 내렸고, 이어지는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아내의 손발을 묶고 채찍질하는가 하면 상습적이고, 잔혹하게 폭행한 남편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이 같은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다.4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제11형사부는 상해, 유사강간치상, 특수상해, 아동학대, 무고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재판부는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및 가정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함께 명령하고,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도 5년간 제한했다.A씨는 지난 4월 자기 집에서 아내 B씨의 손발을 묶고 채찍으로 여러 차례 등을 때렸다. 이어 길이가 30㎝가 넘는 성인용 도구를 이용해 B씨에게 상처를 입혔다.A씨의 극단적인 폭행은 아내 B씨의 외도를 의심하면서 계속됐다. "상대 남성이 누구냐"면서 주먹과 발, 둔기 등으로 때리고, 끓는 물을 다리에 붓기도 했다.또 연필로 B씨의 허벅지를 찌르면서 "이걸로 네 목을 찌르면 어떻게 될 것 같으냐"고 위협하는가 하면, 운전하면서 조수석에 앉은 B씨의 머리를 휴대전화 모서리로 때리기도 했다.급기야 B씨가 결혼 전 교제했던 남성들을 성폭행범으로 허위 신고하도록 강요했고, 여러 명의 남성을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하게 했다. 이는 경찰서 등에서 허위 피해 진술로 이어졌다. 화살은 어린 자녀들에게도 향했다. A씨는 10살과 8살 자녀들에게 "엄마가 바람피운 것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은 뒤 체벌했다.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극히 잔혹하며 피해자들에게 신체·정신적 고통을 심각하게 초래했다"면서 "특히 가족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허위 신고를 강요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