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개식용 종식 촉구 기자회견을 찾아 손등에 그린 우리나라 진돗개 백구 그림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가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개식용 종식 촉구 기자회견을 찾아 손등에 그린 우리나라 진돗개 백구 그림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가 동물권 보호 중 특히 개 식용 종식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개 식용 금지 법안 통과를 위해 모처럼 손을 맞잡아 주목된다. '김건희법'이라는 별명을 붙인 여권은 김 여사의 열정이 개 식용 금지라는 해묵은 난제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현재 국회에는 개 식용을 금지하는 이른바 '김건희법' 7건이 계류돼 있다. 국민의힘이 주도해서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법안의 이번 정기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 의장은 "반려동물은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의 가족이고 서로 감정을 나누고 있는 친구"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여야 의원 44명은 지난달 24일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초당적 의원 모임'을 발족했다. 개 식용 종식 관련 법안 7건을 오는 11월까지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다. 박 의장은 당시 "모처럼 여야가 김건희법을 계기로 협치의 모습을 보이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김건희법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호평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5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배웅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5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배웅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김 여사가 힘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안인 만큼, 어느 때보다 법안 통과가 힘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동물농장에서 학대 장면을 보면 3박 4일 잠을 못 잔다"는 김 여사의 동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유명하다. 첫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개 식용 종식을 언급했던 김 여사는 지난달 30일 개 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기자회견장에 깜짝 등장해 "저는 이분들과 함께 친구가 되어서 개 식용이 금지될 때까지 끝까지 운동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여사의 동물권 보호에 대한 열정이 개 식용 종식을 마침내 이뤄내는 분위기"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하지만 관계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고, 이해관계가 얽힌 육견 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한육견협회는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개 식용 종식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김 여사를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김 여사가 "개 사육 농가들이 개를 학대하며 매우 비위생적으로 사육하는 것처럼 발언해 개 사육 농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를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개 식용 종식에 대한 여론은 어떨까. 가장 최근의 조사를 보면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은 지난 5월 서울시의회에서 발의된 '개·고양이 식용 금지에 관한 조례안' 통과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이달 10∼17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5%(705명)가 서울시의 이 조례안 통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22.3%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