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 인태 군참모총장 회의 계기…펠로시 대만방문 후 中, 군사대화 거부
으르렁하더니…미중 군 고위 당국자들, 남태평양 피지서 회동
미국과 중국의 군 고위 당국자들이 8월 중순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에서 회동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는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8월 14∼16일 피지에서 열린 행사에서 중국 고위 당국자와 회담했다고 밝혔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베이징에서 기자들에게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합동참모부 부참모장인 쉬치링(徐起零) 장군이 피지에서 미국 대표단을 만났다고 말했다.

양국 국방부가 아퀼리노 사령관과 쉬치링 장군의 회동을 사실상 확인한 셈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피지에서 열린 인도 태평양 군참모총장 회의 참석을 계기로 양자 회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 태평양 군참모총장 회의는 인도·태평양 전역의 고위 군 지도자들이 모여 상호 이해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행사로 1998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피지군과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올해 회의에는 27개국이 참석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중국의 군 고위 당국자의 회동이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고 반발하며 군사 대화를 거부해왔다.

미국은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 간 회담을 제의했지만 중국은 거절했다.

중국은 미국에 2018년 러시아 무기 구매와 관련한 리 부장의 제재를 해제하라고 요구해왔다.

이번에 양국 군 고위 당국자들의 만남은 지난 수개월 동안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 외교관계를 개선하려는 행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부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 등 미국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중국을 찾았고 최근에는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31일 아퀼리노 장관이 중국 대표단을 만난 것이 양국간 정기 대화의 일부가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항상 소통하기 위한 선들을 열어놓고 있고 특히 양국 군이 같은 지역에서 대규모로 활동할 때 그렇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