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현대차 손잡은 고려아연…증권가는 잿밥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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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대상 대규모 유상증자와 함께 니켈 제련사업 구체화
사업은 연결 자회사 아닌 켐코가…증권가 “연결 편입돼야 목표가 반영”
최윤범 회장 우호지분 늘어난다는 해석에 경영권 분쟁 재점화 기대도 고려아연 주주들이 기다리던 ‘올인원 니켈 제련소’ 투자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그런데 혹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대상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된다는 겁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지분가치 희석보다 새로운 파트너인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새롭게 주요 주주로 들어온 데 따라 지난 3월 봉합된 것처럼 보였던 경영권 분쟁이 재발해 주가가 치솟을 가능성도 기대합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완성성차 업체와 사업제휴를 맺음으로써 핵심 원료 수급을 용이하게 하는 동시에, 대규모 물량을 필요로 하는 고객사를 확보한 점은 신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긍정적 요소”라고 평가했습니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결정과 함께 투자자들이 기다려온 니켈 제련소 투자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지분 35%를 보유한 황산니켈 생산 자회사 켐코를 통해 울산 온산제련소 인근의 부지에 모두 5063억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 4만3000톤(t) 규모의 ‘올인원(All-in-One) 니켈제련소’를 2025년까지 완공하고, 이듬해인 2026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고려아연의 니켈 제련사업 진출 기대는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실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달 25~30일 4거래일동안 13.78%나 급등하기도 했죠.
니켈 제련사업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새롭게 나온 건 최근 2차전지 업계의 화두인 광물 순환체계(Closed Loop)입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계획했던 니켈 정광만을 활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중간재인 니켈 메트, 니켈‧코발트 수산화혼합물(HMP), 공정 스크랩, 폐배터리까지도 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아연 제련에 있어 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고려아연이기에,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만 가능하다면 니켈 제련사업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다만 고려아연은 이번에 결정한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1500억원으로 켐코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현재 35%인 지분율을 확대,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할 계획입니다.
이태환 연구원은 “켐코가 연결 자회사로 편입되기 전까지는 온전한 사업가치 반영이 어렵다”며 “구체적 투자 방법,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기에 앞으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성봉 연구원도 “켐코에 대한 지분율이 확정됐을 때 목표주가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지배구조 관련 이슈도 제기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약 5%의 지분을 확보한 주요주주로 등장한 데 따라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고려아연 주주구성의 큰 변화를 두고 언론에서는 창업주 두 가문의 경영권 분쟁을 제기한 바 있다”며 “한동안 잠잠해졌던 경영권 분쟁 이슈가 이번 유상증자 이후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도 유상증자를 주가 측면에서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현대차그룹 대상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사회에 고려아연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이 참석하지 않은 걸 두고, 장 고문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합니다. 현대차그룹이 확보할 지분은 올초 장 고문 측과 고려아연의 지분율 경쟁을 벌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우호지분으로 평가되면서입니다. 이 평가대로 계산하면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된 뒤 최 회장 측 지분율(27.12%)에 현대차그룹이 확보하는 지분을 더하면 장 고문 측 지분율(31.02%)을 앞서게 됩니다.
올초에도 최 회장의 모친이 최대주주로 있는 영풍정밀이 고려아연 지분을 사모은 걸 두고 두 가문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관련 종목들이 급등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
현대차그룹 대상 대규모 유상증자와 함께 니켈 제련사업 구체화
사업은 연결 자회사 아닌 켐코가…증권가 “연결 편입돼야 목표가 반영”
최윤범 회장 우호지분 늘어난다는 해석에 경영권 분쟁 재점화 기대도 고려아연 주주들이 기다리던 ‘올인원 니켈 제련소’ 투자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그런데 혹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대상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된다는 겁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지분가치 희석보다 새로운 파트너인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새롭게 주요 주주로 들어온 데 따라 지난 3월 봉합된 것처럼 보였던 경영권 분쟁이 재발해 주가가 치솟을 가능성도 기대합니다.
니켈 순환체계 구축하며 고객사도 확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고려아연은 3.30% 내린 5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직전 거래일(8월30일) 장마감 후 공시한 5272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입니다. 유상증자 참여로 고려아연 지분 약 5%를 확보하게 될 HMG글로벌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신사업 법인으로, 로봇회사 보스턴다이내믹의 최대주주로 유명하죠. 현대차그룹은 고려아연의 주요주주로 들어간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사업에 힘을 합치기 위해서입니다. 두 회사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EU 핵심 원자재법(CRMA)에 충족하는 핵심소재 원료 확보를 위한 공동 광산 투자 및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도 체결했습니다.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완성성차 업체와 사업제휴를 맺음으로써 핵심 원료 수급을 용이하게 하는 동시에, 대규모 물량을 필요로 하는 고객사를 확보한 점은 신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긍정적 요소”라고 평가했습니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결정과 함께 투자자들이 기다려온 니켈 제련소 투자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지분 35%를 보유한 황산니켈 생산 자회사 켐코를 통해 울산 온산제련소 인근의 부지에 모두 5063억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 4만3000톤(t) 규모의 ‘올인원(All-in-One) 니켈제련소’를 2025년까지 완공하고, 이듬해인 2026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고려아연의 니켈 제련사업 진출 기대는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실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달 25~30일 4거래일동안 13.78%나 급등하기도 했죠.
니켈 제련사업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새롭게 나온 건 최근 2차전지 업계의 화두인 광물 순환체계(Closed Loop)입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계획했던 니켈 정광만을 활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중간재인 니켈 메트, 니켈‧코발트 수산화혼합물(HMP), 공정 스크랩, 폐배터리까지도 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아연 제련에 있어 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고려아연이기에,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만 가능하다면 니켈 제련사업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니켈사업 지배구조 불확실성 있지만…경영권 분쟁 재점화 가능성 제기
니켈 제련사업의 구체적 계획, 유상증자‧MOU를 통한 현대차그룹과의 협력관계 구축에 대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호평이 이어졌지만, 정작 목표주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그대로입니다. 목표주가를를 상향한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없었던 겁니다. 니켈 제련사업을 고려아연이 직접 하지 않고 현재는 연결 종속회사가 아닌 켐코를 내세운, 지배구조 문제 때문입니다.다만 고려아연은 이번에 결정한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1500억원으로 켐코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현재 35%인 지분율을 확대,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할 계획입니다.
이태환 연구원은 “켐코가 연결 자회사로 편입되기 전까지는 온전한 사업가치 반영이 어렵다”며 “구체적 투자 방법,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기에 앞으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성봉 연구원도 “켐코에 대한 지분율이 확정됐을 때 목표주가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지배구조 관련 이슈도 제기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약 5%의 지분을 확보한 주요주주로 등장한 데 따라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고려아연 주주구성의 큰 변화를 두고 언론에서는 창업주 두 가문의 경영권 분쟁을 제기한 바 있다”며 “한동안 잠잠해졌던 경영권 분쟁 이슈가 이번 유상증자 이후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도 유상증자를 주가 측면에서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현대차그룹 대상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사회에 고려아연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이 참석하지 않은 걸 두고, 장 고문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합니다. 현대차그룹이 확보할 지분은 올초 장 고문 측과 고려아연의 지분율 경쟁을 벌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우호지분으로 평가되면서입니다. 이 평가대로 계산하면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된 뒤 최 회장 측 지분율(27.12%)에 현대차그룹이 확보하는 지분을 더하면 장 고문 측 지분율(31.02%)을 앞서게 됩니다.
올초에도 최 회장의 모친이 최대주주로 있는 영풍정밀이 고려아연 지분을 사모은 걸 두고 두 가문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관련 종목들이 급등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