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 사진=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 / 사진=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31일 검찰의 소환 조사를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을 선언한 데 대해 "개인 비리 수사에 단식으로 맞서는 건 워낙 맥락이 없는 일이라서 국민께서 공감하실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맘대로 안된다고 단식해선 안 된다'고 이 대표 본인이 말씀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2016년 당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해서 단식해선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 장관은 "(이 대표 수사는) 개인 토착 비리 형사 사건 수사"라며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고, 조사받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단식으로 검찰 수사의 차질이 생기진 않겠냐'는 질문엔 "절도죄, 사기죄를 짓거나 소환받았을 때 단식하면 수사가 없어지겠느냐"며 "형사 사건은 (단식해도 수사가) 그대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출석을 통보한 내달 4일 이 대표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또 불출석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여기 있는 우리 모두 다 생업이 있고 일정이 있다"며 "그렇지만 국민들은 (검찰이) 일정한 기간을 정해 소환 통보를 하고 거기에 대해 본인이 할 말이 있으면 수사기관에 출석해 충분히 입장을 밝힌다. 그게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부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능·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면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단식을 중단하는 조건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최근에 우리 국민들이 겪고 계시는 그 절망감과 현실적 어려움에 공감하고 함께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검찰은 최근 이 대표에게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위해 내달 4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 대표의 단식 투쟁 시작으로 검찰 조사 출석도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는 단식이 검찰의 소환 조사 또는 당무에도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제가 단식한다고 해서 일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며 "검찰 수사 역시 전혀 (단식의)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