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경기 수원 영통구 한 장례식장에 '서현역 사건' 희생자 고(故) 김혜빈 씨(20)의 영정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지난 29일 경기 수원 영통구 한 장례식장에 '서현역 사건' 희생자 고(故) 김혜빈 씨(20)의 영정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당시 최원종(22)이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숨진 고(故) 김혜빈 씨(20)의 대학교 친구들이 가해자에 대한 엄벌과 피해자 지원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지난 30일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 대학 학생회는 입장문을 내고 "최원종과 같은 흉악범에 대해 즉각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적용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학생회는 "김혜빈 학우는 지난 3일 사고 발생 직후부터 8월 28일까지 아주대 응급의료 권역센터에 뇌사 상태로 입원해 있던 중 끝내 숨을 거뒀다"며 "뇌사 상태이기에 회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사의 소견과 천문학적인 병원비에도 불구하고 김혜빈 학우의 부모님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도하셨다"고 했다.

이어 "천문학적으로 쌓인 병원비를 해결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이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우리는 더욱 본질적인 문제를 이야기해야 한다"며 "이번 사고 직후 '당하고 싶지 않은 범죄'임에도 가족들이 스스로 병원비와 같은 지원책을 찾아다녀야 하는 점, 가해자와의 까마득한 피해 배상 소송과 관련, 아무런 제도적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점 등에 깊은 상실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애통해했다.

그러면서 "이번 최원종 사건에서 성남시와 경기도는 아무런 지원도 없었고 예방책도 없다. 해당 사건에 대해 성남시와 경기도 지자체 차원에서 조속히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며 "국회는 검찰의 피해자 보호 지원센터, 가해자의 보험사 등 범죄피해자 보호법에서 규정한 '중복 지급 금지 원칙'을 개정해 중복 지급을 가능하게 하고 막대한 병원비로 곤란을 겪어야만 하는 범죄 피해자의 물질적 피해를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학생회는 해당 성명을 성남시와 경기도, 검찰과 정부에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같은 날 예술디자인 대학 지하 1층 입구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고, 내달 11일까지 해당 공간을 유지하기로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