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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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 역사공원' 논란이 거센 가운데 광주 등 전남지역 지자체가 정율성 관련 해외 출장을 53회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8일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0년 5월부터 올해까지 13년 간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정율성' 관련 해외 출장은 53회로 광주광역시 16회, 전남 화순군 12회, 광주 남구 11회, 전남도 6회 등이었다. 광주는 정율성의 출생지이고, 화순은 정율성이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이다.

이들은 출장 보고서에 "지역의 역사적인 인물인 정율성 선생을 기리고, 지역에 관광지를 만들어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출장 대다수는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일정이 포함돼 외유성 성격이 짙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화순군 공무원 4명은 2019년 4월 5박 6일 일정으로 중국 시안·옌안·베이징·하얼빈 등을 방문했다. 이들은 방문 목적으로 "정율성 선생에 대한 자긍심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들이 중국에 도착해 가장 먼저 간 곳은 시안 근교 진시황릉이었다. 이들은 베이징으로 이동해 '팔보산 혁명공묘'에 있는 정율성 묘지를 참배했지만, 이후에는 톈안먼 광장 등을 찾았다. 보고서에는 "관내 학생들이 우리나라 출신으로 전 세계적인 인물이 된 분들의 길을 따라가 볼 수 있게 군에서 비용을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기록했다.

화순군의 다른 공무원 4명은 2018년 3월 하얼빈·옌지·베이징 등 중국 동북부를 5박 6일 방문했다. 이들은 하얼빈 방문 첫날 정율성 기념관을 찾았지만 '보수 공사 중'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발길을 돌렸다. 이후 베이징으로 이동해 곧장 만리장성을 둘러봤고, 뮤지컬 '금면왕조' 공연을 봤다.

보고서에는 "우리는 잘 모르는 정율성 선생을 중국이 더 잘 알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는 소감이 적혔다.

2016년 10월 박봉순 화순군 부군수는 군 관계자 2명과 7박 8일간 상하이·베이징을 방문했다. 이 가운데 정율성 관련 일정은 묘소 참배와 정율성 동요제 참관 등 2건에 불과했다. 대신 이들은 차 생산단지로 유명한 무이산을 방문하거나, 한국관광공사 베이징 지사장을 대동해 만리장성과 이화원을 둘러봤다. 보고서에는 일정만 나열했고, 출장 후기도 남아 있지 않았다.

2016년 3월에는 광주 동구 공무원 등 25명이 중국 출장에 나섰다. 이들은 하얼빈에서 정율성 기념관을 방문하고 관장을 면담하는 등 5박 6일 일정의 초반기는 '정율성 연구' 목적에 초점을 뒀다. 하지만 출장 나흘째에 베이징으로 이동해서는 톈안먼 광장 야경 버스투어, 만리장성 관광, 뮤지컬 관람 등을 했다.

이들의 해외 출장에는 주로 지역민 세금인 지방비가 쓰였다.

한편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광주 출신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을 기념하는 광주시의 역사공원 조성 사업에 국민의 소중한 예산 단 1원도 사용될 수 없다"며 장관직까지 걸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 시장은 "제가 광주시장으로서 광주를 빨갱이 도시를 만드느냐"고 반발하며 철회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