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회의 연방정부 예산 신청 막아…IRA의 대선 영향 차단 포석인듯
디샌티스, 바이든 대표 경제성과 'IRA' 에너지환급금 수령 거부
미국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표 입법 성과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지원금을 거부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플로리다주는 IRA의 에너지 효율 개선 장려금 약 3억5천만달러(약 4천600억원)를 받을 수 있지만 디샌티스 주지사가 수령을 막고 있다.

플로리다주 의회는 IRA 예산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 가전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환급금을 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디샌티스 주지사가 연방정부에 예산을 요청하기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비토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또 IRA 예산 중 공기오염에 대응하고 저소득층에 태양광 발전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을 거부했다.

그는 인프라법 지원금 2천400만달러 수령도 막았다.

IRA와 인프라법은 반도체지원법과 함께 바이든 행정부가 '바이드노믹스'라는 이름으로 연일 홍보하는 경제 정책의 3대 입법 성과다.

폴리티코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행동이 민주당이 2024년 대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는 IRA의 정치적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IRA의 에너지 환급금을 거부한 유일한 주지사다.

다만 에너지 환급금보다 지원금 규모가 작은 공기오염 대응 자금의 경우 사우스다코타, 아이오와의 공화당 주지사와 켄터키주의 민주당 주지사도 받지 않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공화당 소속이 주지사인 아이다호, 몬태나, 네바다, 노스다코타와 사우스다코타는 태양광 지원금도 신청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과거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연방정부의 고속철도 자금과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확대 예산을 거부했듯이 IRA 지원금 수령 여부가 또다른 정치적 전선이 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플로리다주가 에너지 환급금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IRA가 환급금을 각 주의 에너지 부처를 통해 지급하도록 규정해 이를 우회할 방법이 없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백악관 대변인실의 마이클 키쿠카와는 폴리티코에 "일부 관료가 힘들게 일하는 미국인에게 의미 있는 성과를 가져다주기보다 정치를 앞세워 안타깝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