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학기술·사회통념 비춰 반영구 화장 의료행위로 보기 어려워"

의료 면허 없이 미용 목적의 반영구 화장 시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용사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눈썹 문신 불법 아냐"…반영구 화장 미용사 항소심서도 무죄
청주지법 형사항소1부(김성식 부장판사)는 30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무죄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법정에 선 또 다른 미용사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A씨 등은 수년간 자신이 운영하는 청주 소재 미용학원에서 눈썹, 아이라인, 입술 등을 바늘로 찔러 색소를 입히는 반영구 화장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반영구 화장 시술은 단순한 기술의 반복으로 고도의 의학적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의료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귀걸이용 귀를 뚫는 행위가 일상화된 것처럼 해당 시술도 한정적인 의학지식과 기술만으로도 가능해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의료행위의 개념은 고정 불변한 것이 아니라 의료 기술 발달 등으로 언제든지 가변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위험 정도와 통제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반영구 화장 시술은 여타 의료행위와 달리 의사 면허를 취득하지 않은 사람이 시술한다고 해서 보건위생상 위해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더 나아가 사회 통념, 일본 최고 재판소의 무죄 판결 등을 비춰 반영구 화장 시술을 단순히 의료행위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면 대법원에 상고 중인 다른 사건들과 함께 병합해 판단 받게 될 것"이라며 "대법원은 1992년 반영구 화장 시술을 의료행위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방청석에 있던 대한문신사중앙회 관계자 등은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보냈다.

이들은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롭게 판결해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오늘이 반영구 화장 시술은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인정되는 역사적인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