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여부에 "사실 파악할 기록 없어"
일본 정부가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인에 의해 자행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정부 조사에 한정한다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30일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간토대지진으로 헛소문이 확산하고 많은 조선인이 군·경찰·자경단에 살해됐다고 전해지는 데 대한 정부 입장을 알려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마쓰노 장관은 반성이나 교훈과 같은 단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재해 발생 시에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피해자의 안전과 안심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특정한 민족과 국적을 배척하는 취지의 부당한 차별적 언행과 폭력이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토대지진은 일본 수도권이 있는 간토 지방에서 1923년 9월 1일 일어났다.

지진으로 10만여 명이 사망하고, 200만여 명이 집을 잃었다.

일본 정부는 당시 계엄령을 선포했고, 일본 사회에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거나 '방화한다' 같은 유언비어가 유포됐다.

이러한 헛소문으로 약 6천 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과 중국인 약 800명이 살해됐다.

일본 정부는 일부 학계와 시민사회로부터 많은 조선인과 중국인이 학살됐던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지만, 이를 외면해 왔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