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간 은행권 대출자산이 2.5배 규모로 불어난 데 비해 이익은 24%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연합회는 29일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이 같은 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국내 은행의 대출자산은 2007년 989조원에서 지난해 2541조원으로 약 156.9%(1552조원) 증가했다. 자기자본도 같은 기간 96조8000억원에서 256조9000억원으로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15조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주요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7년 14.6%였던 ROE는 작년엔 7.4%로 하락했고, ROA는 같은 기간 1.10%에서 0.53%로 반토막 났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기준으로도 ROE와 ROA는 각각 5.2%, 0.4%에 그쳐 미국 등 주요국 은행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국내 은행권의 수익성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도 낮았다. 은행의 지난 10년 평균 ROE는 5.2%에 그쳐 증권(6.7%) 보험(6.8%) 전기전자(11.0%) 등 다른 산업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은행연합회는 국내 은행의 수익성이 낮은 원인으로 금융시스템 안정화 등 은행에 부여된 사회적 책무를 꼽았다. 부실 대출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시장 유동성 관리를 위한 ‘안전판’ 역할에 치중하면서 수익성 개선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이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