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부터 이어져 내려온 ‘연구개발(R&D) 정신’이 SK이노베이션 성장의 핵심 동력이다.”

"SK이노베이션 성장 비결…최종현 R&D 정신서 시작"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8일 서울 SK서린빌딩에서 회사의 ‘R&D 경영 40년 성과분석 콘퍼런스’를 열었다. 기업 경영 전문가인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지환 KAIST 경영학과 교수가 회사의 R&D 경영을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SK이노베이션은 R&D 집중 투자를 통해 ‘알래스카의 여름’에서 ‘아프리카의 초원’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정유사는 업황에 따라 알래스카에 여름이 오는 것처럼 간헐적으로 호황이 온다는 별칭을 지녔으나 최근 들어선 시황 악화에도 수익을 내는, 푸른 대지가 펼쳐지는 상황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두 교수는 SK이노베이션식 R&D의 차별점으로 환경과학기술원 내에 플랫폼기술센터와 분석솔루션센터를 둔 점을 꼽았다.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이 공통으로 쓰는 소재, 촉매 관련 기술을 한곳에서 집중 개발해 중복 투자를 줄였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R&D라는 게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느슨해지기 쉽다는 약점을 보완한 체제”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R&D 역사는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정신에서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 선대회장은 1981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을 인수한 뒤 사업장을 처음 방문해 “구성원 복지 시설, 신규 설비, R&D 등 세 가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후 R&D가 SK이노베이션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도 “기술원이 미래 희망이며 기술 도약 없이는 사업 도약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최 회장은 수익을 창출하면 벌어들인 돈의 최대 5%까지 지급하는 제도를 세웠다”며 “배터리 분리막은 기술을 개발한 지 10년이 지나 성과를 냈는데도 이를 보상하며 지속적인 동기부여 창구를 만들었다”고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