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월대 앞 '상서로운 동물' 찾았다…故 이건희 유족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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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생전에 소장"…월대 계단 옆 소맷돌 받침석과 맞아
용인 호암미술관서 오랜 기간 전시…현재 복원 중인 월대에 활용키로
서울 광화문 앞에 놓인 월대(越臺, 月臺)의 가장 앞부분을 장식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각이 확인됐다.
올해 10월까지 월대 복원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관련 유물이 발견된 터라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 유족 측으로부터 상서로운 동물을 형상화한 서수상(瑞獸像)으로 추정되는 석조각 2점을 기증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유물은 광화문 월대에서 임금이 지나던 길의 맨 앞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월대는 궁궐의 중심 건물인 정전(正殿) 등 주요 건물에 설치한 넓은 대(臺)로, 궁궐 정문에 난간석을 두르고 기단을 쌓은 건 광화문 월대가 유일하다.
이번에 기증받은 서수상은 길이가 약 2m에 이른다.
길게 뻗은 형태로 마치 동물이 엎드려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2점은 크기나 형태가 거의 비슷하나, 동물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 차이가 있다.
문화재청은 유물 조사와 전문가 자문 등을 진행한 결과, 해당 서수상은 과거 고종(재위 1863∼1907)대에 월대를 건립하면서 사용한 부재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앞서 광화문 월대를 복원·정비하기 위해 진행한 발굴조사에서는 돌계단 옆면을 마감하는 소맷돌 받침석으로 추정되는 유구(遺構·건축 구조 등을 알 수 있는 자취)가 나온 바 있다.
이를 서수상의 길이, 너비 등 크기와 비교하면 거의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받침석에 위 부재를 앉히기 위해 가공한 부분의 모양과 크기가 동일하고, 형태와 규격, 양식 등이 사진 자료 등을 통해 확인되는 과거 광화문 월대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궁궐 등 주요 건물에 남아있는 서수상과 비교해도 가치가 높은 편이다.
문화재청은 조각 양식을 볼 때 경복궁 근정전 월대의 서수상, 광화문의 해치상 등과 유사한 면이 있으며 뿔의 개수나 눈썹, 갈기의 표현 방식 등을 서로 비교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서수상을 소장했다고 전했다.
유물은 그동안 경기 용인시에 있는 호암미술관 야외에 전시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호암미술관은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수집한 미술품을 바탕으로 1982년 4월 22일에 개관한 사립 미술관으로, 서수상은 개관했을 당시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월대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월대의 맨 앞부분을 장식했던 서수상이 어떻게 삼성가로 가게 되었는지 등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고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소장했던 석조각에 대해 유족이 기증 의사를 밝히면서 국립고궁박물관의 절차를 밟아 (기증이) 결정됐다"고만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은 서수상이 의미 있게 활용되기를 바란다며 기증 뜻을 밝혔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비공개로 열린 기증식에서 유족 측에 감사의 의미를 담은 감사장을 수여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기증식에서 "기증받은 유물을 잘 활용해 광화문 월대 복원, 더 나아가 경복궁 복원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며 유물 활용 계획을 밝혔다.
이어 최 청장은 "역사와 전통을 되살리고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널리 확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올해 광화문 월대 복원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서수상 2점을 보존 처리한 뒤, 월대 해체 이후 경기 구리 동구릉으로 옮겼으리라 추정되는 난간석 등 부재 50여 점과 함께 복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완성된 월대는 10월 중 기념행사를 열고 공개할 방침이다.
공개 시점은 10월 14∼18일 열리는 '2023 가을 궁중문화축전' 기간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원래 부재를 되살림으로써 당시 모습과 더욱 가깝게 복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역사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용인 호암미술관서 오랜 기간 전시…현재 복원 중인 월대에 활용키로

올해 10월까지 월대 복원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관련 유물이 발견된 터라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 유족 측으로부터 상서로운 동물을 형상화한 서수상(瑞獸像)으로 추정되는 석조각 2점을 기증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유물은 광화문 월대에서 임금이 지나던 길의 맨 앞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월대는 궁궐의 중심 건물인 정전(正殿) 등 주요 건물에 설치한 넓은 대(臺)로, 궁궐 정문에 난간석을 두르고 기단을 쌓은 건 광화문 월대가 유일하다.

길게 뻗은 형태로 마치 동물이 엎드려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2점은 크기나 형태가 거의 비슷하나, 동물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 차이가 있다.
문화재청은 유물 조사와 전문가 자문 등을 진행한 결과, 해당 서수상은 과거 고종(재위 1863∼1907)대에 월대를 건립하면서 사용한 부재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앞서 광화문 월대를 복원·정비하기 위해 진행한 발굴조사에서는 돌계단 옆면을 마감하는 소맷돌 받침석으로 추정되는 유구(遺構·건축 구조 등을 알 수 있는 자취)가 나온 바 있다.
이를 서수상의 길이, 너비 등 크기와 비교하면 거의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궁궐 등 주요 건물에 남아있는 서수상과 비교해도 가치가 높은 편이다.
문화재청은 조각 양식을 볼 때 경복궁 근정전 월대의 서수상, 광화문의 해치상 등과 유사한 면이 있으며 뿔의 개수나 눈썹, 갈기의 표현 방식 등을 서로 비교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서수상을 소장했다고 전했다.
유물은 그동안 경기 용인시에 있는 호암미술관 야외에 전시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월대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월대의 맨 앞부분을 장식했던 서수상이 어떻게 삼성가로 가게 되었는지 등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고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소장했던 석조각에 대해 유족이 기증 의사를 밝히면서 국립고궁박물관의 절차를 밟아 (기증이) 결정됐다"고만 설명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비공개로 열린 기증식에서 유족 측에 감사의 의미를 담은 감사장을 수여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기증식에서 "기증받은 유물을 잘 활용해 광화문 월대 복원, 더 나아가 경복궁 복원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며 유물 활용 계획을 밝혔다.
이어 최 청장은 "역사와 전통을 되살리고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널리 확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서수상 2점을 보존 처리한 뒤, 월대 해체 이후 경기 구리 동구릉으로 옮겼으리라 추정되는 난간석 등 부재 50여 점과 함께 복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완성된 월대는 10월 중 기념행사를 열고 공개할 방침이다.
공개 시점은 10월 14∼18일 열리는 '2023 가을 궁중문화축전' 기간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원래 부재를 되살림으로써 당시 모습과 더욱 가깝게 복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역사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