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김천영남대로점과 드론 모습. 사진=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 김천영남대로점과 드론 모습. 사진=이마트24 제공
경북 김천에 있는 편의점 이마트24 매장 김천영남대로점이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장에서 20km 떨어진 ‘산내들 오토캠핑장’과 6km 떨어진 전원주택마을인 ‘도공촌’까지 주문한 상품을 평균 8~15분 내 드론으로 배송해준다. 고객이 총 무게 4㎏ 이하로 상품을 드론 전용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하면 드론이 주택 단지 앞이나 캠핑장 입구까지 날아간 뒤 제품을 내려놓는다. 최소 주문 금액(8000원)만 채우면 배달료도 받지 않는다.

지역 특성을 고려한 시도다. 이마트24는 “도보 거리에 마트나 편의점이 없는 김천 지역 내 캠핑장과 전원주택마을 등 배송 취약지역 고객들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드론 배송 서비스가 상용화 궤도에 오르고 있다. 그간 정부, 지자체 등의 시범 사업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엔 유통업체들이 드론 배송에 관심을 보이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인건비나 운송에너지를 절약하면서도 배달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물건을 배송하는 시험이 이어지는 것이다.

치킨·피자도 날아서 배송

28일 이마트24가 발표한 드론 배송 서비스에는 최대 80km 거리까지 배송이 가능한 장거리용 드론 ‘무인비행체’와 10km 이내 거리 안에서 사용하는 단거리용 드론인 ‘멀티콥터’가 사용된다. 배달용 드론에는 4Kg 무게 상품까지 실을 수 있다. 드론 배송 주문이 가능한 상품은 총 115종으로 주로 캠핑장에서 수요가 많은 신선식품, 밀키트, 냉동육 등이 포함돼 있다. 일반 점포처럼 증정 행사가 적용된 음료, 과자류 등 20~30여종도 주문 가능하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충남 서산시에서 치킨 드론 배달 시범비행을 실시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충남 서산시에서 치킨 드론 배달 시범비행을 실시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편의점 업체들의 드론 배송 서비스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세븐일레븐도 경기도 가평에 있는 가평수목원 2호점을 드론스테이션을 갖춘 첫 ‘드론 배송 특화 매장’으로 재단장해 문을 열었다. 매장 옥상에 드론이 수직 이착륙할 수 있는 비행장을 마련했으며 드론 전문 스타트업 파블로항공 직원이 건물에 상주하며 관제 타워도 운영한다. 펜션 방문객에 특화된 해장 세트, 분식 세트, 비빔면과 삼겹살 세트 등은 물론 삼각김밥, 치킨, 음료 등 일반 상품 70여 개도 드론으로 배송한다. 현재 마련된 착륙장에서 편의점까지의 거리는 약 1㎞로 편의점에서 출발한 드론이 3분이면 착륙장에 도착할 수 있다.

CU 역시 드론 배송을 시작했다.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CU영월주공점에서 드론이 날아올라 3.6㎞ 떨어진 글램핑장(조리기구·텐트 등이 갖춰진 캠핑장)으로 라면·분식·디저트 세트 등을 배달한다. 앞선 2020년엔 GS25도 ‘드론 배송’을 업계 최초로 제주에서 시연했다. 연평도, 백령도, 마라도 등 도서 지역에 입점한 편의점에서 인근 부속 도서·산간 지역 주민들에게 물품을 배송하기 위한 목적이다.

편의점뿐 아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8일 드론 물류배송 스타트업인 파블로항공과 드론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 배송 서비스 개발 등에 대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교촌치킨은 지금도 경기도 청평점에서 가평 지역 일대 펜션을 대상으로 드론 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드론 배송은 당분간은 무료다.

피자 프랜차이즈인 도미노피자 역시 2년 전부터 세종시·제주도 등에서 시험해본 뒤 드론 배달을 지난 4~6월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인근에서 시행했다. 오후 시간대에 30분 단위로 하루 약 11건만 예약을 받는 식으로 제한된 운영이었지만, 인파가 붐비는 봄·여름철 유원지에서도 드론 배달이 문제없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직 일상적 상용화까지 난관 많아

해외에서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중심으로 드론 배송이 활성화하고 있다. 알파벳의 ‘윙 에비에이션’은 2019년부터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가벼운 식품과 생필품을 배달 중이다.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2020년 ‘프라임 에어’ 운항을 시작했다.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 역시 윙과 협력해 댈러스 매장 2곳에서 6마일(약 9.7km) 떨어진 곳까지 음식과 생필품을 배달하는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경기 성남 주택전시관에 설치된 드론배송센터에서 드론이 물품을 배송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경기 성남 주택전시관에 설치된 드론배송센터에서 드론이 물품을 배송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상용화만 된다면 배달 시간, 인건비, 운송에 드는 에너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미국 아크인베스트에 따르면 드론의 평균 배송 비용은 건당 0.2~0.25달러(약 256~331원)에 불과하다. 미국 아마존과 월마트의 경우 사람이 배달할 경우엔 10달러(약 1만3260원)까지 내야 한다. 국내에선 외식 배달비가 평균 5000∼6000원대로 치솟은 상황이다.

하지만 드론 배송 활성화를 위해선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소음과 날씨가 드론 배송에 직접적인 제약 요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2017년 익숙하지 않은 드론 소음이 자동차 소음보다 사람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드론 비행이 금지된 데다, 도심 외곽 지역도 군부대와 공항 인근 등 비행 금지 구역이 많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빽빽한 건물과 전봇대·전기선 등이 어지럽게 얽혀있는 도심에서 드론 배송을 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배송사업에 쓰이는 드론의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아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높다. 드론을 띄우고 받는 과정에서 이착륙 지점을 별도로 마련해야 하는 불편함이나 관련 인력을 따로 배치해야 하는 비효율도 상용화의 선결조건으로 꼽힌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