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읽나요?" 의심하던 정유정, 반성문 6차례나 냈다
과외 앱으로 알게 된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해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부산 또래살인' 피의자 정유정(사진)이 6차례나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지난 7월14일 열었고, 이어 28일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

공판준비기일은 범죄 혐의에 관한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조사를 계획하는 절차다.

정유정은 첫 공판준비기일에 앞서 국선 변호인 선임을 취소하고 사선 변호인을 선임한 데 이어 본인이 직접 출석할 의무가 없는데도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정유정이 지난 7월7일 처음 제출한 반성문을 언급하며 "반성문 페이지마다 본인이 쓴 반성문을 판사가 읽어볼까 의심하며 썼던데, 반성문을 제출하면 판사가 반성문을 구체적으로 다 읽어본다"며 "본인이 써낼 게 있다면 어떤 것이든지 써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정유정에게 본인의 출생과 성장 과정, 범행 당시 심경과 범행을 결의한 계기, 할아버지와 가족 사항, 반성문에 담긴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등을 제출하라고 했다.

이후 정유정은 최근 한 달여 동안 재판부에 5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추가로 제출했다.

정유정은 지난 5월26일 오후 5시 50분 부산 금정구에 거주하는 피해자(26) 집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정은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 뒤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에 담아 경남 양산 낙동강변 인근에 유기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