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과수농가엔 6개 과일별 11개 재해기상 맞춤 경고
'서핑성지' 동해안 대상 바다 상태 알려주는 서비스 개발 중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맞춤 대응…기상청 융합서비스 '눈길'
'○○ 때문에 과수에 피해가 발생해 과일값이 뛸 것으로 예상됩니다.

"
올여름 뉴스에서 부쩍 자주 접하는 문장이다.

'○○'에 들어갈 기상현상으로는 서리, 호우, 폭염, 강풍 등 많다.

과수농가에서는 올해만큼 극한기상과 이상기후 때문에 농사짓기 어려웠던 때가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초봄에는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아 과실수가 꿀벌 활동기보다 일찍 꽃을 피워 애태우더니 4월 초에는 아침 기온이 갑작스럽게 영하로 내려가 냉해가 발생해 농민을 울상짓게 했다.

6월에는 10년 평균치의 2배에 달하는 낙뢰가 내리칠 정도로 대기가 극히 불안했고 이에 우박이 자주 떨어지면서 피해를 일으켰다.

7월부터는 '극한호우'가 말썽을 일으켰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4월 10일부터 5월 8일까지 냉해를 입은 농지는 9천628ha(헥타르)다.

냉해 95%는 과수농가에서 발생했다.

6월 들어 세 차례(8·10~11·14일) 우박으로 피해를 본 농지는 3천279ha다.

6~7월 침수나 낙과 등의 피해가 접수된 농지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236배인 6만8천567ha로 집계됐다.

날씨를 바꾸거나 피할 수는 없다지만 대비할 수는 있어야 한다.

이에 기상청에서도 '맞춤예보'로 농가의 대응을 지원하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은 2020년부터 노지 과수농가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북을 대상으로 서리·냉해·지발성 냉해·동해·호우·폭염·한파·대설·강풍·가뭄·일조 부족 등 11개 '재해기상'을 경고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기온이나 강수량 등이 위험단계(주의-경고-위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 '과수날씨알리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림을 보내는 방식이다.

현재 약 1천200개 농가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통계를 기반으로 개발된 알고리즘에 수치예보모델 전망치를 더한 '맞춤예보'라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인데 사과·감·포도·복숭아·자두·배 등 농가가 키우는 과일 종류에 따라 위험단계 기준치가 별도로 설정된 것이 대표적인 부분이다.

예컨대 냉해 위험단계 기준치를 보면 포도는 4월 기준 '주의-경고-위험' 기준치가 '영하 0.6도, 영하 0.9도, 영하 1.1도'이지만 사과는 '영하 1.7도, 영하 2.1도, 영하 2.5도'이다.

과일마다 내한성이 다른 점을 반영한 것이다.

농가에서는 서리로 인해 냉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미리 알 수 있는 점을 가장 반가워한다는 것이 기상청 측 설명이다.

도시민에게 서리는 삶에 큰 영향이 없는 기상현상일 수 있지만 농가에는 한 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는 기상현상이다.

기상청의 서리 유무 예측정확도(ACC)는 86% 수준이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농민분들의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가 냉해 예방"이라면서 "일반인 대상 일기예보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는 서리에 대해 미리 예보 받을 수 있는 점을 좋게 생각하신다"라고 전했다.

기상청은 '과수날씨알리미'뿐 아니라 '일사량에 따른 태양광 발전량 예측'과 '시도 주요 관광코스 기상정보' 등 기상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기상정보가 전달되도록 여러 기상융합서비스를 개발해 제공 중이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맞춤 대응…기상청 융합서비스 '눈길'
최근에는 강원지방기상청이 서핑에 필요한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서핑 성지'로 떠오른 강원 양양군 등과 함께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 서핑을 즐기는 인구는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양양군을 다녀간 서핑객은 2021년 기준 약 65만명에 달한다.

서핑 관련 사고도 늘고 있는데 최근 강릉아산병원은 2016년부터 올해 7월까지 서핑 사고로 이 병원 응급실을 찾은 사람이 약 780명이라고 밝혔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과 파고·파주기·수온·이안류·너울·낙뢰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양양군 죽도해변과 인구해변 등 동해안 48개 지점에 대해 현재와 앞으로 바다 상태가 서핑을 즐기기에 안전한지를 알려줄 계획이다.

특히 바다가 서핑하기에 안전한지 위험한지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바다가 서핑 숙련자에게만 적합한 상태인지, 초심자도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상태인지도 구분해서 알려줄 예정이다.

서핑 안전·활동 기상융합서비스는 내년부터 '고고양양' 등 앱과 홈페이지, 전광판 등을 통해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