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보고회 및 2기 출범식’에서 김민전 정치·지역분과위원장(왼쪽부터),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보고회 및 2기 출범식’에서 김민전 정치·지역분과위원장(왼쪽부터),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시대착오적인 투쟁과 혁명과 사기적 이념에 우리가 굴복하거나 휩쓸리는 것은 결코 진보가 아니며 우리 한쪽의 날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를 언급한 데 이어 또다시 진보 세력을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보고회 및 2기 출범식’에서 “‘새가 하늘을 날려면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가 다 필요하다’고 빗대 말하는 분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그러나 날아가는 방향이 같아야 오른쪽 날개와 왼쪽 날개가 힘을 합쳐서 그 방향으로 날 수 있는 것”이라며 “어떤 새는 앞으로 가려고 하고 어떤 새는 뒤로 가려고 하는데, 오른쪽 날개는 앞으로 가려고 하고 왼쪽 날개는 뒤로 가려고 한다면 그 새는 날 수 없고 떨어지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언급은 진보학자인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의 책 제목인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와 진보의 관계에 대한 나름의 정의도 내렸다. 윤 대통령은 “보수라고 하는 것은 제가 알기로 자신의 운명과 삶에 대해서, 자기와 가족의 삶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좀 강한 것”이라며 “진보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 현실을 감안해서 공동체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동체의 책임을 강조하다 보면 개인의 자유는 조금씩 양보돼야 하므로 자유와 책임이라는 것, 권리와 의무라고 하는 것은 늘 함께 다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회의에서 광주광역시가 중국 인민해방군가와 북한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을 추모하는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겨냥해 “어떤 공산주의자에 대한 추모공원을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다고 한다”고 말문을 연 뒤 “자유와 연대, 통합 기반 자체가 무너지는 것일 수 있어 걱정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국민통합위에 대해 “우리 사회가 자유, 평화, 번영 그리고 인권과 법치를 지향하는 사회로서, 우리 모두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완벽한 자유인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애쓰고 고민하는 위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출범식에 참석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 장·차관들을 향해선 “전 부처가 중장기 개혁과 국정운영에 국민통합위의 자료를 반드시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국민통합위는 ‘청년 젠더 갈등 해소’ ‘이주민과의 동행’ ‘가짜뉴스 대응 실효성 제고’ 등 1기 주요 성과를 보고했다. 2기에서는 작지만 파급력 있는 갈등 현안에 대한 핀셋 대응을 목표로 내걸고 ‘청년 주거여건 개선’ ‘소상공인 자생력 제고’ 등의 특위를 운영할 계획이다. 특위 위원으로는 조민효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교수 등 14명이 새로 합류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