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부동산 위기설 퍼지는데 중국 ETF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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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금융시스템 전이 가능성은 낮아
첨단기술 전략지수ETF에 기회
중국 3대 부동산개발기업 ‘벽계원 (碧桂园; Country Garden)’이 달러채권 이자에 대한 상환유예를 발표하며 중국판 리먼브라더스 사태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세수의 30% 이상을 토지 매매와 관련된 수입에 의존하는 지방정부 부실 위험과 신탁상품 만기상환 실패 소식까지 전해지며 중국 관련 주식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레이달리오도 ‘중국은 시기를 놓쳤지만, 지금이라도 부채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금융시스템으로의 전이 가능성을 점검해보면 공상은행(ICBC) 등 대형은행의 부동산개발업체 대출 규모는 전체 대출의 3~7% 비중으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국채의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CDS프리미엄은 5년 평균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지만 지난해 10월 시진핑 3 연임이 결정되던 때보다는 낮다. 한국 CDS프리미엄은 5년 평균 대비로도 40% 이상 낮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어 아직 신용위험 전이에 대한 신호는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증시의 업종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항셍본토부동산의 1년 수익률이 -32.90%인데 상해본토 부동산은 -2.30%로 차이가 크다. 신영증권 투자전략에 의하면 항셍본토부동산은 대부분 민간기업으로 달러채권 조달 비중이 높기 때문이며 ‘벽계원’ 문제도 부동산 자체 문제 외에 미국 채권금리와 위안화 절하 문제가 얽힌 이슈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주 잭슨홀 미팅에서 던져질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메시지가 더 중요해진 이유다. 다른 포인트의 시각도 있다. 연초 이후 중국본토 IT 업종이 7.36% 상승하였고, 홍콩증시에서도 항셍테크가 홍콩H지수 대비로는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자 중국 정부가 이에 맞서 자국의 IT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는 글로벌 패권 경쟁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ETF는 총 39개가 상장되어 있다. 본토 CSI300과 홍콩H지수에 투자하는 ETF가 17개이고 전기차, 항셍테크 등 전략지수에 투자하는 ETF가 22개다. 규모 면에서는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를 포함하는 중국 전기차, 2차전지 ETF가 2조 6천억을 넘어서며 압도적이다. 1년 성과를 보면 국내 2차전지와는 다르게 중국 전기차, 2차전지 ETF 수익률은 -41.69%로 부진하다. 지난해 8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의 통과가 가장 큰 원인이다. 'TIGER차이나항셍테크' 등 항셍테크지수에 투자하는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76%로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2021년~2022년 금리상승으로 이미 낙폭이 컸던 영향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자국 기술기업 육성에 대한 기대도 있다.
시장지수 CSI300은 상해 62%, 심천 32%가 혼합되어 업종구성이 다변화되어 있다. 반면 홍콩H는 IT 업종이 40%를 차지하고 외국인 거래 비중도 41%로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
최근 중국 정부는 금리인하, 증권거래수수료 인하 등의 시장 안정화 조치들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없었다. 정책의 미세조정으로 하방 위험은 막겠지만 장기적인 부채 구조조정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도 첨단 기술기업에 대한 육성정책은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항셍테크 등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지수ETF의 반등 기회는 열려 있을 것이다. 다만 중국 전기차, 2차전지관련 ETF는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이슈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