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대형병원 중 가장 많은 의사 인력을 보유한 A대학병원의 경우 현재 소아심장분과·소아심장외과 전문의가 총 7명에 불과하다.
전임의(펠로우)는 3년째 1명도 없는 상황이다.
B대학병원은 다 합쳐도 3명에 그친다.
그나마 심장전문병원이 이런 구멍을 메꾸며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
국내 유일 심장전문병원인 부천세종병원의 경우 소아심장분과·소아심장외과 전문의가 각각 10명, 4명으로 국내 모든 병원을 통틀어 가장 많다.
이창하 대한소아심장학회 회장(부천세종병원 소아흉부외과)은 "대한민국의 미래, 소아심장을 지키려면 소아·선천성 심장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꼭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현재 소아·선천성 심장병 관련 의료진은 이른바 '멸종 위기' 상태"라고 꼬집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천성 심장병 아이를 둔 부모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선천성심장병환우회 안상호 대표는 "근래 들어 저출산 구조에 따른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붕괴 위기로 소아 진료가 갑작스럽게 차질을 빚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아 외상, 응급, 중증, 희귀질환, 미숙아 등 힘들고 보상이 적은 소아 필수 의료 분야는 오래전부터 서서히 무너져왔다"면서 "젊은 의사들이 흉부외과를 기피할 때 소아흉부외과는 쳐다도 보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고, 그 결과 소아흉부외과는 이제 더 이상 전임의가 배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아파도 말 못 하는 아이들…소아심장건강 첫 단추는 '심장병'에 대한 이해 선천성 심장병은 말 그대로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임신 기간에 심장은 세포에서 시작해 기능적 모양을 갖추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구멍이나 막힘 등의 이상이 생긴 채 태어난 것이다.
선천성 심장병은 수십 가지 유형이 있는데 크게 청색증형 심장병, 비청색증형 심장병으로 나뉜다.
청색증은 폐순환을 담당하는 우심방, 우심실, 폐동맥 쪽으로 혈액이 잘 가지 못해 적절한 폐순환이 이뤄지지 못하거나, 대동맥과 폐동맥 등의 대혈관 위치가 잘못된 경우, 협착이나 폐쇄 등이 발생했을 때 산소포화도가 유지되지 못하면서 나타난다.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서 입술과 손끝이 파래지는 증상을 보인다.
청색증이 나타나는 심장병은 팔로 사징, 대혈관 전위증 등 복잡한 복합 심장기형을 들 수 있다.
비청색증 심장병은 이보다 더 많다.
대표적으로 심실중격결손, 심방중격결손, 동맥관 개존증과 같은 질환이 꼽힌다.
비청색증의 경우 호흡이 가쁘고 땀이 많이 나며 체중이 늘지 않고, 쉽게 지치는 등의 심부전 증상을 보인다.
문제는 빈호흡, 수유 곤란, 성장 장애, 청색증 등의 증상과 심잡음, 심비대 등의 징후를 아이들 스스로 자각하거나 호소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부모를 중심으로 한 보호자가 소아심장을 더 이해해야 하고, 이들 질환에 대한 꾸준한 홍보가 필요한 이유다.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수진 과장은 "선천성 심장은 유전적 요인이 드물고 85~90%는 원인불명"이라며 "건강한 부모임에도 선천성 심장병 아이가 얼마든지 태어날 수 있는 만큼,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혹시라도 이상 증상이 보이면 아이에게 선천성 심장병이 생겼을 수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소아·선천성 심장병은 심장의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약물 치료가 어렵다.
구멍이 났거나 좁아진 부분에 대한 수술이나 시술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
물론 수술에는 위험이 수반한다.
심장은 수술하려고 절개하는 순간 급격하게 출혈이 발생하면서 혈압이 떨어져 생명을 위협하고, 이 때문에 인공심폐기 사용이라는 수술의 전제조건이 따른다.
최근에는 의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슴을 절개하지 않고 혈관을 통해 카테터(미세 도관)를 집어넣어 심장 안으로 들어가 구멍을 막거나 좁은 곳을 넓히는 비수술적 방식, 즉 중재적 시술 또는 치료적 심도자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만일 중증의 심부전 등이 발생한 경우라면 인공심장수술과 심장이식도 고려할 수 있다.
◇ 소아심장 의사 절반이 곧 은퇴할 나이…'돈'의 논리보다 시스템 개선돼야 전문가들은 소아심장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함께 이런 아이들을 치료할 전문인력 확충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창하 회장은 "전국에서 소아·선천성 심장병을 수술할 수 있는 흉부외과 의사 중 절반 이상이 곧 은퇴할 나이에 접어든다"면서 "그런데도 그나마 1년에 고작 1~2명씩 배출되던 인력마저 지난해에는 아예 '0명'이 됐다"고 토로했다.
학회에 따르면 소아·선천성 심장병을 진단하고 관리할 소아심장 전문의도 1년에 한 자릿수 배출에 연명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요즘 들어서는 간호사들조차도 소아·선천성 심장병 업무를 기피하는 게 현실이다.
이 회장은 "이 순간에도 소아심장병 환자들은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하고, 의료진은 그 소중한 숨결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다해 극한의 어려움과 처절하게 싸우고 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단순히 '돈'의 논리를 따지기보다 치료 과정 전반에 대한 탄탄한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아심장을 지키려면 관련 제도개선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장소익 부장은 "소아심장 환자군은 그 특성상 대규모 연구가 이뤄지기 힘들다"며 "이로 인한 부작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아심장에 대한 연구가 미진하다 보니 연구에 기초를 둔 성인 보험 기준과 매우 달라 약이나 시술·수술 등에 대한 보험 지원이 힘든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적절한 처치에 한계를 보이고, 경제적 이윤을 기반으로 둔 다국적 제약회사의 신약 연구에서도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아·선천성 심장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기구의 국내 도입도 보험 기준 탓에 외면받거나 이미 들어온 기구들도 국내에서 철수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관련 학회의 분석이다.
가천대길병원 소아심장외과 최창휴 교수(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총무이사)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소아 중 일부는 여러 차례의 큰 수술은 물론 평생에 걸친 진료가 수반된다"면서 "저출산 위기에서 벗어나 향후 출산율이 다시 늘어나는 미래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이런 아이들에 대한 정부 지원 강화와 함께 전반적인 수가 개선, 심장병 치료 재료의 원활한 공급 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자단체는 무엇보다 충분한 인력 확보로 심장이 아픈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상호 대표는 "고위험, 고난도 수술과 시술, 야간, 휴일, 응급, 당직과 온콜(전화대기)에 얽매여 있는 필수 의료 분야는 업무강도를 낮춰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별도 보상체계를 마련해 힘든 일에 보상이 따른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이것이 아픈 아이들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통일교 금품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이 28일 열린다.서울고법 형사15-2부(고법판사 신종오·성언주·원익선)는 이날 오후 3시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 사건의 선고공판을 진행한다.재판부는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선고 공판을 실시간 생중계할 계획이다.이날 2심 선고의 핵심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대한 김 여사의 책임이 일정 부분 인정될지 여부다.앞서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지난 1월 김 여사의 3가지 혐의 중 통일교 관련 알선수재 혐의만 일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당시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여론조사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1심은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인식했을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주가조작 세력과의 공모 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이에 특검팀은 항소심 과정에서 김 여사의 방조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하며 공소장을 변경했다.공범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면 방조범으로서의 책임이라도 물어야 한다는 취지다.김 여사는 2022년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을 대가로 62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총 20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2개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또한 2010년 10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거둔 혐의와, 2021년 6월~2022년 3월 명태균씨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 제공받은 혐의도 포함됐다.특검팀은 지난 8일 열린 결심공판에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항소심 판단이 28일 나온다. 1심의 형이 확정될 경우 권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서울고법 형사2-1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의원의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의 지시를 받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1억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검찰은 해당 자금이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청탁을 염두에 두고 전달된 것으로 보고 권 의원을 구속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권 의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1억원 추징을 명령했다.1심은 권 의원의 행위가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불법 정치자금 1억 원 수수가 국민의 기대와 헌법상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금품 수수 이후 통일교의 영향력 확대를 돕고, 윤 전 본부장에게 해외 원정 도박 수사 정보를 알려줬다고 봤다.특검팀은 지난 21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1심보다 높은 징역 4년을 선고하고 1억원 추징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권 의원 측은 특검팀이 확보한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고,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권 의원 측은 항소심에서 무죄와 공소기각을 함께 주장하고 있다. 이날 선고 결과에 따라 권 의원의 의원직 유지 여부와 향후 정치 행보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총수 일가의 개인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세아창원특수강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하며 검찰 고발까지 한 사건에서 법원이 형사책임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 형사6단독 우상범 부장판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세아창원특수강에 지난 17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세아창원특수강이 오너 일가 회사에 원자재를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공급했다는 핵심 공소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9월 세아홀딩스 법인에 과징금 33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계열사 CTC가 이태성 사장의 개인 회사에 인수된 뒤인 2016년 1분기부터 2019년 2분기까지 세아창원특수강이 스테인리스 강관을 다른 거래처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했다고 판단해서다.공정위는 이 거래로 CTC가 약 26억5000만원을 절감했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업계 매출 1위에 올랐다고 봤다. 반면 세아창원특수강의 CTC 대상 영업이익률이 점차 낮아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하지만 법원은 가격 산정 과정에 경쟁 제품 효과 등이 충분히 반영됐는지가 불분명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관련 행정소송에서 처분사유의 존재를 인정한 판결이 확정됐다고 하더라도 형사소송에서 반드시 유죄를 선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