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르만스 집행위원, 사직서 제출…'업무 공백 우려' EU, 서둘러 직무대행 발표
EU 기후수장, 네덜란드 총선 출마위해 중도하차…'그린딜' 흔들?
오는 11월 조기총선이 확정된 네덜란드의 연립정부 붕괴 사태가 유럽연합(EU)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는 2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총선에 출마하기로 한 프란스 티메르만스 유럽연합(EU) 수석 부집행위원장(집행위원 겸임)이 사임계를 제출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는 티메르만스 부집행위원장이 조기 총선을 앞두고 합당한 노동당-녹색좌파 연합당의 초대 대표로 선출돼 자동으로 차기 총리 후보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 데 따른 것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총선 결과 하원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티메르만스 부집행위원장도 지난달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는 총리가 되고 싶다.

우리가 지난 몇 년간과는 다른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네덜란드 최장수 총리이자 중도우파 자유민주당(VVD) 소속 마르크 뤼터 현 총리가 연정 붕괴 직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티메르만스가 유력한 총리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고 외신은 짚었다.

티메르만스 개인적으로는 해볼 만한 도전인 셈이지만, EU 내부적으로는 그의 갑작스러운 중도 하차로 인해 난감해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티메르만스 부집행위원장은 지난 2019년 출범한 EU 현 집행부의 최우선 정책과제인 기후정책을 총괄해온 핵심 인사다.

2050년 기후중립 달성과 지속 가능한 산업환경 구축을 목표로 한 EU의 청사진인 '그린딜'(Green Deal) 계획을 진두지휘해왔다.

그러나 현 집행부 임기가 내년 6월 유럽의회 선거 전까지 10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후 수장'의 조기 퇴장으로 남은 정책 추동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렇지 않아도 내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환경규제에 대한 반발심이 표심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여서 집행위가 야심 차게 추진해온 그린딜이 용두사미로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부 있다.

EU도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듯 서둘러 직무대행을 발표하는 등 업무 공백 최소화에 나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티메르만스의 사임계를 수리하는 한편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부집행위원장이 그린딜 및 기후정책 관련 업무를 겸임하도록 했다고 EU는 전했다.

또 네덜란드 정부에 티메르만스를 대체할 새 집행위원 후보 명단을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