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나머지 계열사도 금명간 이사회…SK, 이사회 보고 완료
현대차·LG그룹도 검토 중…"회원 자격 이관 행정적 절차 논의일뿐"


삼성전자가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 안건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등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다만 4대 그룹은 정경유착 우려에 따른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회원 자격 승계에 대한 논의일 뿐 진정한 의미의 '전경련 복귀'와는 다르다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4대 그룹 전경련 복귀 초읽기…삼성전자, 이사회에 보고 마쳐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들에게 한경연 해산에 따른 회원 자격 승계 안건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의 권고안에 대해 보고했다.

앞서 삼성 준감위는 두차례 임시회의 끝에 "삼성의 준법 경영 의지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일 관계사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가입을 결정하더라도 정경유착 행위가 있으면 즉시 탈퇴할 것 등 필요한 권고를 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2017년 2월 전경련 탈퇴 이후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5개 계열사가 한경연 회원으로 남아 있었다.

삼성SDI를 비롯한 나머지 4곳도 전경련 임시총회(22일) 전에 이사회를 열고 관련 안건을 보고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사회 승인 사항은 아니며 준감위 권고와 이사회 논의 내용을 토대로 관계사별로 회원 자격 승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아직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4대 그룹 전경련 복귀 초읽기…삼성전자, 이사회에 보고 마쳐
SK그룹과 현대차그룹, LG그룹도 현재 내부적으로 전경련 재가입 논의를 진행 중이다.

SK그룹 4개 계열사는 최근 이사들을 대상으로 한경연 회원 자격 이관에 대한 내부 검토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듣는 작업을 진행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부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LG그룹은 아직 논의 절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4대 그룹 모두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한경연 회원 자격 이관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며 새 출범하는 한경협에 합류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정농단 사건 당시 가장 먼저 전경련에서 탈퇴한 LG그룹의 경우 6년 8개월 만에, 삼성을 비롯한 나머지 그룹은 6년 6개월 만에 전경련에 복귀하는 셈이 된다.
4대 그룹 전경련 복귀 초읽기…삼성전자, 이사회에 보고 마쳐
다만 재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4대 그룹의 복귀 명분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 준감위는 "현재 시점에서 전경련의 혁신안은 선언 단계로,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과 확고한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어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입장"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일각에서는 삼성 준감위가 정경유착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음에도 사실상 조건부 복귀를 승인한 것으로 비치면서 4대 그룹의 복귀에 물꼬를 터줬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에서 "정경유착을 근절해야 할 준감위가 전경련에 손을 들어줬다"며 "이번 결정으로 그 존재 목적을 상실했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4대 그룹도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논의는 전경련이 한경연을 해산하면서 발생한 유·무형의 자산 이관 등 행정적인 절차에 따른 논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아예 별다른 결정을 안 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4대 그룹이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종전의 한경연 회원 자격이 한경협으로 자동 승계된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는 단순히 형식적인 자격에 대한 것"이라며 "실제로 전경련 활동을 하려면 회비 납부와 혁신안 등 앞으로 논의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한경협이 새롭게 출범하고 쇄신한다고 하니 지켜볼 것"이라며 "한경협 활동 여부는 추후 혁신안 실천 및 변화하는 모습 등을 감안해 결정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