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정협의회서 돌연 제안…"250만 대도시로 경쟁력 높이자"

하은호 경기 군포시장이 과천·안양·의왕·안산·광명·시흥·군포 등 경기중부권 7개 시를 통합해 인구 250만 대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군포시장 "경기중부권 7개 시 통합하자"…다른 시장들 '시큰둥'
그러나 군포시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시는 "다소 생뚱맞다", "통합보다는 지자체 간 시설 등을 공유하면 된다"면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일 연합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9일 디테크타워 과천빌딩에서 경기중부권행정협의회 제87차 정기회의가 열려 7개 시가 지역 현안을 논의하고 주요 현안인 지하철 4호선(과천·안산선) 증차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 7개 시는 향후 행정절차 공동 대응, 시민 의견 수렴, 실무협의회 구성 등을 통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서울메트로 측에 증차를 요구하기로 했다.

경기중부권행정협의회장인 하 시장은 이날 협약체결에 앞서 시장들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7개 시 통합을 제안했다.

그는 "전국 단위의 행사 등을 개최하기에는 각 도시의 인프라가 부족하다.

또 쓰레기소각장과 하수종말 처리장 같은 시설을 도시마다 갖춰야 하는 불합리함도 있다"는 취지로 통합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하 시장의 통합 제안에 대해 현장에 있던 6개 시의 시장은 즉각적인 확답을 피했다.

하 시장은 평소에도 "과거 시흥군 시절 중부권 7개 시는 물론 서울 구로구 일원까지 시흥에 속했다"면서 행정구역 개편을 주장해왔으며, 2009년 정부의 지방자치단체 자율통합 추진 시 시군 통합을 통한 효율적인 지방정부 개편에 찬성한 바 있다.

당시 안양·군포·의왕시 통합이 추진됐다가 정부가 이들 지역을 통합대상에서 제외하자 통합에 찬성했던 안양시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반발했고, 군포·의왕시는 "다행"이라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14년만에 군포시장이 도시통합 카드를 꺼내 든 것에 대해 나머지 6개 시의 시장은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연합뉴스가 6개 시장을 대상으로 입장을 확인한 결과 행정구역 통합보다는 도시 간 시설과 인프라를 공유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과천·광명·의왕·시흥 시장은 "광역화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꼈다",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생뚱맞은 제안이었다", "그냥 가볍게 들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안양시는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도시 입장은 다르다"면서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인접한 도시 간 이동 거리가 20~30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시설을 공유해서 사용하면 시민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근 안산시장도 "도시의 경쟁력이 규모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하 시장의 제안은) 긍정적이지만, 통합은 주민들과 국회의원 선거 등 정치적인 이해관계도 있다"면서 "체육관 같은 시설은 시군이 공유해서 쓰면 좋을 것 같다"라며 중도적인 태도를 보였다.

군포시장 "경기중부권 7개 시 통합하자"…다른 시장들 '시큰둥'
하 시장은 "통합하면 시장 자리가 없어지겠지만 그것보다는 시민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실무기구를 구성해 통합논의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경기중부권행정협의회는 경기 중부권에 위치한 안산, 안양, 시흥, 광명, 군포, 의왕, 과천 등 7개 지방자치단체에 관련된 행정사무를 공동으로 협의·처리하는 정책현안 협의 기구로, 1981년 구성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