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산불 피해 이재민들, 한전 관계자 만나 사과 요구…울분 토해
"배상금이든 위로금이든 검토해달라"…한전 "주민들과 소통하겠다"
[현장] "왜 이제 왔냐…산불로 다 잃고 약 지어 먹고 살고 있어요"
"전 재산 다 잃고 아무것도 없어요.

약 지어 먹고 살고 있어요.

"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18일 오후 지난 4월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펜션과 집이 불타는 등 모든 것을 잃은 산불 피해 주민 50여 명이 앙상한 기둥만 남아 있는 경포의 한 펜션에 모여 한전 관계자에게 울분을 토해냈다.

김종필 한국전력 강릉지사장 등 한전 관계자 3명이 이곳을 찾아 피해 주민을 만났다.

며칠 전 최양훈 강릉산불 비상대책위원장이 한전을 찾아 사과를 요구하며 항의를 해 이뤄진 만남이었다고 비대위 측은 밝혔다.

김종필 한전 강릉지사장은 "저희가 강릉시를 담당하고 있어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게 도리인 것 같아서 찾았다"며 "산불 유족과 이재민들에게는 상당히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인사했다.

그는 "지금 (산불 원인은) 수사 중인 상황이라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피해 주민 A씨는 "어렸을 때부터 자라 온 거, 아이들 키워온 거, 저희 결혼사진, 나이 먹어 간 거 이런 사진들 하나도 없다"며 "저에게는 과거의 추억이 모두 없어졌다"며 "그런데 이제야 찾아왔느냐"고 울부짖었다.

[현장] "왜 이제 왔냐…산불로 다 잃고 약 지어 먹고 살고 있어요"
주민 B씨는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느냐? 도대체 그동안 뭐 하셨습니까?" "지사장님이 사과만 하면 되겠습니까? 한전에서 분명히 재검토해서 배상금이든 위로금이든 검토를 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피해 주민은 "무서워요.

직장을 잃었고 집을 잃었고 우리가 살아온 역사를 다 잃어버렸다"며 "사과를 하는 건 너무 당연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은 분명히 책임져달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가슴이 터져 나간다",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 속 시원히 얘기해 달라"고 흐느끼고 울부짖었으며 도의적인 보상이나 위로금 지급과 배상협의체 의논 등도 요구했다.

1시간여의 만남이 이뤄진 뒤 김종필 한전 지사장은 "피해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본사에 보고하고 주민들과도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강릉 대형산불과 관련해 강풍으로 인해 나무가 부러지면서 전선을 단선시켰고, 그 결과 전기불꽃이 발생해 산불을 일으켰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

[현장] "왜 이제 왔냐…산불로 다 잃고 약 지어 먹고 살고 있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