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7월부터 두배 오른 JW중외제약…개미가 상투 잡았나, 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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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깜짝 실적’ 발표 직후 외국인 매도 물량 받아낸 개인
실적 성장 지속 기대되지만…AI 모멘텀은 전문가도 ‘갸우뚱’
[마켓PRO] 7월부터 두배 오른 JW중외제약…개미가 상투 잡았나, 더 오를까
JW중외제약의 상승세가 거침없습니다. 주식시장에서 바이오섹터가 소외돼 있을 때도 꿈틀거리다가, 투자심리가 개선되자 불기둥을 세웠습니다. 실적 성장 속도가 주요 제약사들 중 남달랐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직접 허가를 받아낸 의약품만 판매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한경 마켓PRO는 지난 2월 <제약‧바이오 소외된 와중에 치솟은 ‘만년 잠룡’ JW중외제약>을 통해 이 회사 독특한 사업 전략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다만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9일 이후 외국인투자자가 연일 순매도 중입니다. 주로 개인이 물량을 받아냈고요. 7월 들어선 이후의 급등세를 주도한 외국인이 차익실현을 이어가면서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이 외국인 매도 물량 받아내는 동안 신고가 행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JW중외제약은 0.63% 오른 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6월 종가가 2만3200원이었는데, 약 한달 반만에 2배 이상으로 치솟은 겁니다.

직전 거래일인 16일에 6.83% 급등한 후유증으로, 17일 장중 9% 넘는 낙폭을 보였다가 상승반전해 52주 최고가를 또 다시 썼습니다. 이 종목은 11일부터 4거래일째 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마켓PRO] 7월부터 두배 오른 JW중외제약…개미가 상투 잡았나, 더 오를까
외국인이 던진 주식을 개인이 적극적으로 받아준 덕입니다. 17일 외국인은 JW중외제약 주식을 32억400만원어치 팔았고, 개인은 34억4600만원어치 샀습니다. 비슷한 매매동향이 10일부터 이어졌습니다. 10일부터 17일까지 외국인은 외국인은 112억44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96억40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7월초부터 시작된 랠리를 외국인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불안해 보이기도 합니다. 외국인은 7월초부터 이달 9일까지 72억9600만원어치의 JW중외제약 주식을 순매수했습니다. 같은 기간 JW중외제약 주가는 82.33% 상승했고요. 개인이 매수에 나서기 시작한 이후의 상승률은 13.48%에 불과합니다.

JW중외제약이 급등한 배경을 뭐였는지에 따라 10일부터 매수에 나선 개인의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은 △실적 회복에 따른 밸류에이션 재평가 △의료용 인공지능(AI) 테마에 포함된 데 따른 상승 등 두 가지입니다.

헬스케어펀드를 운용하며 포트폴리오에 JW중외제약을 담고 있다는 펀드매니저 A씨는 “주가 등락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고 있다”며 “의료 AI 테마에 포함됐다는 이유로는 매수하지 않겠지만, 실적 성장 전망이 기존보다 더 강해진다면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판권 소유한 리바로·헴리브라 덕에 실적 성장 지속 전망돼

실적 성장 구간에 들어갔다는 데 이견은 많지 않을 겁니다. JW중외제약은 2분기 별도 준 매출 1835억원, 영업이익 22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이 실적발표 직전 형성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 184억원보다 23.37% 많습니다.

‘어닝 서프라이즈’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수익성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 늘었는데, 영업이익 증가율이 무려 120.3%입니다.

실적 성장을 견인한 건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피바바스타틴) 시리즈와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입니다. 두 제품 모두 JW중외제약이 개발한 건 아니지만, 국내에서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해 직접 허가 절차를 밟았습니다. 판권을 JW중외제약이 소유하고 있어, 개발사의 변덕으로 실적이 갑자기 빠질 걱정이 없습니다. 국내 전통제약사들이 몸집을 불려온 방법인 코프로모션(판권을 빌린 상품 판매)보다 수익성도 월등하고요.

단일제, 고혈압 치료 성분과 또 다른 고지혈증 치료 성분을 각각 더한 복합제 2종 등 모두 3종으로 구성된 리바로 시리즈의 연간 매출 규모는 1000억원이 넘습니다. 헵리브라는 향후 성장성이 기대됩니다. 올해 5월부터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중증 A형 혈우병 환자까지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 대상이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JW그룹은 재무구조 문제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2021년에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며 실적을 회복시킬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17일 내놓은 JW중외제약에 대한 2분기 실적 리뷰(분석) 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를 기존 3만5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대폭 상향했습니다.

이에 앞서서는 하나증권이 실적 발표 이튿날인 10일 리뷰 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4만7000원으로 올렸습니다. 이 증권사의 박재경 연구원은 “작년의 턴어라운드에 이어 올해 본격적인 실적 성장이 확인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 급등세가 이어지며 목표주가를 넘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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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테마보다 신약 후보물질 임상 결과에 주목해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JW중외제약에 대한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4만667원에 불과합니다. 하나증권과 상상인증권 이외 증권사들은 4만원 미만의 목표주가를 수정하지 않고 있어서입니다. DB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은 JW중외제약에 대한 2분기 실적 프리뷰(전망) 보고서를 냈지만, JW중외제약이 ‘깜짝 실적’을 발표한지 1주일이 넘도록 리뷰는 내지 않고 있습니다. 교보증권도 1분기 실적 리뷰를 한 뒤 내놓은 보고서가 없습니다.

가파른 주가 상승이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7월 이후 상승세의 배경이 의료 AI 테마에 포함된 영향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 AI 테마를 주도한 루닛과 뷰노 등이 가진 기술과 JW중외제약이 보유한 신약 연구‧개발(R&D) 플랫폼은 결이 다르거든요.

루닛과 뷰노는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 효과를 예상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인간 의사를 도와 판단을 하는 겁니다. 의료 AI가 인간 의사보다 오진율이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한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반면 신약 R&D 플랫폼은 연구(Reserch) 단계에서의 단순 업무를 반복하는 지루한 과정을 단축시켜주는 역할이 기대됩니다. 화학제제 신약 R&D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은 특정 효과를 내는 화합물을 찾아내는 ‘스크리닝’입니다. 수많은 화학식을 붙였다 떼가며 답을 찾아가는 방식이기에, 현장에서는 ‘노가다’(단순 업무를 반복해 느리게 성과를 쌓아간다는 뜻의 은어)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스크리닝 과정을 단축시켜주는 게 가장 많이 알려진 신약 R&D 플랫폼의 역할입니다.

JW중외제약은 화합물 신약 R&D 플랫폼을 2개 보유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다국적제약사 머크의 AI 소프트웨어 신시어를 활용해 원료의약품을 개발하기로 하는 협약도 맺었고요.

이에 대해 박재경 연구원은 “합성 연구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신약 개발에 있어 중요한 △의학적 미충족 수요에 맞는 표적 선정 △표적 제품 프로파일 선정과 후보물질 도출 △임상을 통한 효능 및 안전성 입증이 AI로 대체될 수 없다”고 평가합니다. 인간 의사가 놓치는 부분까지 잡아내 알려주는 의료 AI와 비교할 때, 신약 R&D 플랫폼이 갖는 AI로서의 기대 효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됩니다.

박 연구원은 “주목할 부문은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둔 파이프라인”이라고 말합니다. 이어 “레오파마(상처 치료제 후시딘 개발사)에 기술이전된 아토피 치료 후보물질 JW1601은 올해 하반기 임상 2상 결과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며 “임상 결과에 따라 파이프라인 가치를 목표주가에 추가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자체 보유한 신약 R&D 플랫폼에서 도출한 탈모 치료 후보물질 JW0061과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JW2286에 대한 임상 진입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