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광복점 등 임시사용승인, 핵심 시설은 장기표류
지난해 107층 428m→67층 342.5m 디자인 수정…심의 통과
부산롯데타워 특혜시비 등 우여곡절 끝에 23년 만에 첫 삽
17일 23년 만에 첫 삽을 뜬 부산롯데타워는 특혜시비와 백화점 영업 중단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부산롯데타워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랜드마크로 우뚝 설 기회가 있었지만, 여러 일들이 겹치면서 규모가 당초 107층 428m에서 67층 342.5m로 축소돼 2026년까지 건립된다.

롯데쇼핑은 2000년 11월 11일 부산 중구 옛 부산시청 터에 107층(428m) 규모로 부산롯데타워를 건립하겠다며 건축허가를 받았다.

당초 계획은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과 백화점,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을 짓기로 했다.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은 부산시청 터와 바다를 매립한 땅 24만9천413㎡에 지상 107층짜리 건물로 설계됐다.

2001년 2월 20일 착공에 들어갔으나 초고층 빌딩과 같은 사업 부지에 있는 백화점동(광복점), 아쿠아몰동, 엔터테인먼트동만 2009년, 2010년, 2015년 각각 건립했다.

핵심 시설인 부산롯데타워는 사업성 확보 방안을 두고 장기간 사업이 표류했다.

롯데그룹이 공유수면 매립이 끝난 2009년 부산롯데타워의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며 랜드마크 건물에 주거시설을 넣어 사업계획을 변경하도록 요구하면서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바다를 매립할 당시 매립목적이 관광사업시설과 공공용지 조성으로 제한돼 주거시설을 넣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부산롯데타워 건립은 지지부진한 상태로 시간만 흘렀다.

부산롯데타워 특혜시비 등 우여곡절 끝에 23년 만에 첫 삽
그러다가 롯데쇼핑은 기존 계획을 백지화하고 2019년 공중수목원을 갖춘 56층(300m) 규모로 부산롯데타워 계획을 축소했다.

이듬해 부산시 경관심의위원회에서 재심 결정이 나면서 부산롯데타워는 다시 흐지부지됐다.

박형준 시장 체제로 들어서면서 부산롯데타워 사업 정상화에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부산시는 부산롯데타워 정상화를 위해 2021년 10월부터 롯데그룹 측과 다방면으로 협의를 벌였다.

시는 이 과정에서 2022년 5월 31일까지인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 시설의 임시사용승인 기간 연장을 검토하지 않겠다고 압박에 들어갔고, 롯데 측이 하루 동안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롯데쇼핑 측은 롯데타워의 높이를 340m로 더 올리고 배가 달릴 때 뱃머리에 이는 파도(선수파·船首波) 모양으로 디자인을 완전히 바꿨다.

수정된 부산롯데타워 건립안은 지난해 5월과 9월 부산시 경관심의와 건축심의를 잇달아 조건부로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됐다.

지난해 7월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까지 나서 박 시장을 만나 부산롯데타워 건립을 논의하기도 했다.

부산롯데타워 특혜시비 등 우여곡절 끝에 23년 만에 첫 삽
부산시 건축위원회는 같은 사업 부지에 이미 건립돼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 광복점 등 기존 상업시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전문가 등의 자문을 추가로 받으라는 조건을 붙여 부산롯데타워 건축심의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지적 사항을 보완한 뒤 구조 안전 심의받은 뒤 이날 본격적인 시공에 들어갔다.

부산롯데타워 상층부에는 360도 전망대 등이 들어서고 중간층에는 스카이라운지, 익스트림 스포츠 시설, 스카이 워크, 아래에는 쇼핑물과 체험시설 등이 조성된다.

부산시는 "부산롯데타워 건립사업은 2000년 건축허가 이후 23년간 여러 가지 이유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답보했다"며 "시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다수의 비공식 실무협의와 협상, 설득, 기자간담회, 각종 심의 등을 거쳐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다방면으로 끈질기게 압박해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롯데타워 특혜시비 등 우여곡절 끝에 23년 만에 첫 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