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셍, 이달 들어 9%↓…연고점 대비 20% 가까이 떨어져
'소매판매 호조'에 1%대 빠졌던 미 증시…개장 전 선물 흐름 보합세
중국 부동산 우려에 경제지표 부진 겹악재…亞증시 동반 하락(종합)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발 부동산업계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와 7월 경제지표 부진으로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는 가운데, 16일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후 4시 9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1.47% 하락한 상태다.

항셍지수는 1월 말 연고점 대비 19% 넘게 하락해 기술적으로 약세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항셍지수는 5월 말 연중 최저치를 찍은 뒤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지난달 말 대비 9% 가까이 빠지며 다시 연저점을 향해 가고 있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1.53% 하락 중으로, 지난달 24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각각 0.82%, 0.95% 내렸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1.46%), 한국 코스피(-1.76%), 호주 S&P/ASX 200 지수(-1.50%) 등 다른 아시아 주요 증시도 하락 마감했고, 대만 자취안지수(-0.05%)는 약보합이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지수(일본 제외)도 6월 1일 이후 최저를 찍었다.

시장에서는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가능성 등 중국 경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비구이위안이 7일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2천250만 달러(약 300억원)를 내지 못하면서 건설업계 전반으로 위기가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 등 그림자금융 부실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그림자 금융시스템은 전통적인 은행과 달리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 비(非)은행 금융기관들을 가리킨다.

게다가 지난달 은행 대출이 14년 만에 최저를 찍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진입한 데다 수출도 감소한 가운데, 소매판매·산업생산·실업률·신규주택가격 등 중국의 7월 경제지표도 줄줄이 부진하게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이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등을 낮췄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며, JP모건체이스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에서 4.8%로 낮췄다.

15일(현지시간) 미국의 7월 소매 판매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점도 이날 아시아 증시 하락을 압박하는 요인이 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의 7월 소매 판매 실적은 전월 대비 0.7% 상승해 시장 전망(+0.4%)을 뛰어넘었는데,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한 만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높은 기준금리를 더 길게 고수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는 것이다.

매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여전히 "너무 높다"면서 금리 인상 종료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러한 심리를 키웠다.

아시아 증시가 전날 유럽과 미국 증시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날 장 초반 유럽 증시는 약세다.

한국시간 오후 4시 15분 기준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0.36%)를 비롯해 영국 FTSE100 지수(-0.32%), 독일 DAX 지수(-0.17%), 프랑스 CAC40 지수(-0.20%)가 마이너스다.

다만 전날 주요 지수가 1%대의 낙폭을 기록했던 미국 뉴욕 증시의 경우 E-미니 나스닥100 선물(+0.119%)과 E-미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0.028%), E-미니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선물(+0.086%)이 강보합세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장 중 한때 5.01%까지 올라갔다가 4.9%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