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행방불명 됐던 장욱진의 첫 '가족'...일본서 60년 만에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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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진이 1955년 그린 첫 '가족' 그림
60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와
반도화랑 첫 개인전서 일본인에 판매
그림 판 돈으로 막내딸 바이올린 사줘
평생 그리워하다 1972년 '가족도' 다시 그려
9월 국립현대미술관 장욱진 회고전서 공개
전시 준비 과정에서 오사카 소장자의 옷장서 발견
60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와
반도화랑 첫 개인전서 일본인에 판매
그림 판 돈으로 막내딸 바이올린 사줘
평생 그리워하다 1972년 '가족도' 다시 그려
9월 국립현대미술관 장욱진 회고전서 공개
전시 준비 과정에서 오사카 소장자의 옷장서 발견

30여점 이상 가족 그림을 남긴 장욱진에겐 평생의 한이 하나 있었다. 그가 처음으로 그린 가족도이자, 생애 처음으로 '돈을 받고 판 그림'. 1955년작 '가족'의 행방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1964년 반도화랑에서 열린 첫 개인전에서 그는 이 작품을 일본인 시오자와 사다오에게 판매한 뒤 아쉬워하다 1972년 '가족도'를 다시 그렸다. 당시 그림을 판 돈으론 막내딸의 바이올린을 사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욱진 최초의 가족 그림이 최근 발굴돼 6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일본에서 '가족'을 발굴해 다음 달 14일 덕수궁관에서 개막하는 장욱진 회고전에서 전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일본 소장자 옷장 속 먼지에 파묻혀 있었다


이 그림엔 아내가 없다. 그가 그린 가족도 중 아버지와 아이들만이 함께 그려진 유일한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 작품이 평생 가족 이미지를 그린 장욱진 가족도의 전범(典範)이 되는 그림이자 최초의 정식 가족도라는 점에서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장욱진의 큰딸인 장경수씨는 "어렸을 적 아버지가 그리신 나무의 우둘투둘한 질감을 손으로 조심스럽게 만져봤던 기억이 난다"면서 "다시 만나니 눈물이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무소유…동심의 화가 장욱진은 누구인가
장욱진은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이중섭, 박수근과 함께 사랑받는 대표적인 작가다.
다음달 14일 개막하는 회고전에서는 초기 작품부터 유화, 먹그림, 매직펜 드로잉, 판화, 표지화, 삽화 등을 소개한다.

그는 서울이 시끄럽다고 늘 시골로만 다녔다. 덕소와 수안보, 신갈 등 사람 없고 고요한 곳을 찾았다. 외부 세계와 연결 고리를 모두 차단하고 그저 빈 시간을 위해 싸웠다. 욕심 많은 사람들을 경멸하고, 무소유를 주장하며 제도권 생활을 완전히 포기했다. 어슴프레한 새벽이 찾아올 때 그는 붓을 잡았다.


약 6개월 간의 대장정 끝에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 된 장욱진의 첫 '가족'은 보존 처리 과정을 마친 후 9월 14일부터 개최되는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에 출품될 예정이다. 1972년 이 그림을 회상하며 그린 가족도와 함께 걸린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